스파클링 와인, 거품 소리로 품질 알아낸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7-12-08 03:00 수정 2017-12-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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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진 소형 청음기 개발

입구가 넓고 깊이가 얕은 잔은 중심부분에만 작게 흐름이 생긴다. 좁고 깊이가 깊은 잔은 잔 전체에 와인 흐름이 생기면서 거품의 이동이 활발하다. 유럽물리학저널 제공
카일 스프랫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응용연구실험실 연구원팀은 스파클링 와인 거품이 내는 소리를 측정하는 소형 청음기를 개발해 5일 미국음향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청음기로 거품 소리를 측정해 와인 품질을 판단하기 위해 만들었다.

스파클링 와인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밀봉이 풀리거나 와인이 상하면 이 이산화탄소의 성분이 변한다. 뚜껑을 열기 전에 액체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고, 아예 다른 성분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거품이 스파클링 와인의 품질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이다.

스프랫 연구원은 “청음기는 맛을 보지 않고도 와인 품질을 측정하는 데 중요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오랫동안 보관이 잘돼 품질이 좋은 스파클링 와인은 작은 거품이 많이 나온다. 청음기를 이용해 작은 거품이 많이 나오는 소리를 확인한다면 맛을 보지 않고도 와인 품질을 판단할 수 있다.

스파클링 와인을 입구가 좁고 긴 잔에 마시는 이유도 역시 거품 때문이다. 스파클링 와인은 다른 와인에 비해 유독 향이 진하다. 와인에서 올라오는 거품이 향 분자를 머금고 있다가 거품이 터지는 순간 공기 중으로 향 분자를 내보내기 때문이다. 와인을 잔에 부으면 위아래로 휘도는 흐름이 생기는데 거품도 이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 이때 잔의 깊이가 얕고 입구가 넓으면 잔의 가장자리를 따라 거품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향을 잘 전달하지 못한다. 반대로 깊이가 깊고 입구가 좁은 잔에 따르면 거품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향을 잘 분출하게 된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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