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가 속도표지판 읽고 알아서 감속… 뒤차에 노면상태 알려줘

한우신 기자 , 서동일 기자

입력 2017-09-14 03:00:00 수정 2017-09-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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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바꿀 미래사회]<4> 첨단기술 총집합하는 車

자율주행은 미래 자동차를 대표하는 기술이다. 글로벌 자동차회사 대부분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발전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기술 진화의 핵심은 운전자의 개입은 줄이고 자동차 스스로 주행하는 영역은 늘리는 것이다. 그러면서 안전도는 높여야 한다. 대중교통 접근성을 넓힐 무인버스, 24시간 물류 서비스를 창출할 무인택배 등 미래 자동차가 가져올 새로운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기본적으로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달렸다.

올해 6월 독일 뮌헨공항 인근의 아우디센터를 찾아 자율주행 실험 차량 ‘A7 파일럿 드라이빙 콘셉트카’에 탑승했다. 센터를 출발해 고속도로인 A9 아우토반에 진입한 후 자율주행을 시작했다. 아우토반은 구간에 따라 제한속도가 다르다. 속도 제한이 없는 곳도 있다. 실험 차량은 구간마다 다른 제한 속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했다. 기본적으로는 차량 지도 정보에 사전 입력된 제한 속도를 따르지만 카메라로 속도 표지판의 숫자를 인식했다. 이는 공사 중이거나 사고가 발생한 도로를 지날 때 임시 속도 표지판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구간별 제한 속도는 그때그때 속도계기판에 표시됐다.

아우디를 포함한 독일의 주요 자동차회사들과 독일 정부는 최근 자율주행차가 인식하기 쉬운 표지판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표지판은 모양을 단순화하고 흑백 색상만 사용했다. 키시 미클로시 아우디 자율주행 개발 책임자는 “표지판을 비롯해 자율주행 인프라 조성을 위해 민관이 협력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자율주행 인프라를 먼저 만들면 결국 독일이 글로벌 표준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자율주행을 이끌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친 것이다.

정부가 앞장섬에 따라 업체들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핵심은 인지 능력과 이에 따른 대응 능력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아우디 실험 차량은 제한 속도를 준수하며 달리면서 뒤따르는 차가 제한 속도보다 빨라서 차량 간 거리가 가까워지면 차선을 바꿨다. 교통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또 양옆 차선으로 트럭이 다가오자 실험 차량은 일단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였다. 대형차가 속도표지판이나 다른 사물을 가려 자율주행차가 이들을 인지하지 못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통신망을 활용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볼보는 클라우드 통신망을 활용해 도로 위의 각종 위험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있는 볼보 연구센터에서 클라우드 통신망과 연결된 XC60 차량에 탑승했다. 센터 내 실험 도로를 200m가량 달렸을 때 운전석 계기판에는 근처에 비상등을 켠 차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표시에 불이 들어왔다. 50m를 더 달리자 비상등을 켠 채 갓길에 멈춰 선 차가 나타났다. 사고 예방을 위해 클라우드 통신망으로 연결된 차량끼리 비상등 점등 정보를 공유한 것이다. 미끄러운 구간에 대한 정보도 공유한다. 타이어에 달린 센서가 노면 상태를 파악해 ‘미끄러운 도로 경보’를 클라우드 통신망으로 보내면 해당 지점에 가까워지는 차량에 경보 신호가 가는 것이다. 이런 기술에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되면 자동차는 위험 도로 구간을 통과하기 전에 알아서 속도를 줄이게 된다.

볼보는 지난해 11월부터 판매 중인 XC60과 V90 차량에 비상등 차량과 미끄러운 도로 정보를 공유하는 장치를 장착했다. 다비드 홀레세크 볼보 커넥티드 서비스 책임자는 “정보 공유 기술이 적용된 차량을 늘려 나가면서 공유하는 정보 종류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호등 정보를 미리 받아 신호 종류와 신호가 바뀔 때까지 남은 시간을 알 수도 있고 다가오는 응급차량 정보를 받아 미리 길을 터줄 수도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달은 자동차 내부 공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스타트업 기업 ‘NIO’는 “2020년 미국에서 완전자율주행차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지사에서 만난 NIO 사람들은 미래에는 자동차가 모바일처럼 철저히 이용자에게 맞춰진 공간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천편일률적으로 ‘이동’에만 초점을 맞춘 자동차가 아닌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이 자동차 안에 생긴다는 뜻이다.

미래형 자동차 내부는…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NIO’는 2020년 미국에서 완전자율주행차 ‘NIO 이브(EVE)’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브 콘셉트카의 내부. NIO 제공
3년 후 NIO가 공개한다고 약속한 완전자율주행차 NIO ‘이브(EVE)’의 모든 창에는 투명한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 전화가 오면 투명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화상통화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주행하면서 주변 지역 정보를 보거나 야간에는 하늘의 별자리를 표시할 수도 있다. 운전석이 필요 없기 때문에 좌석은 ‘ㄷ’자 형태로 놓아 회의실처럼 꾸미는 것이 가능하다. 좌석 자체는 비행기 비즈니스석처럼 완전히 눕는 형태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자동차를 타는 사람에게 운전에 사용했던 시간을 돌려줘 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누릴 수 있게 돕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브라이언 소 NIO 상무는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과 운전석을 배치하지 않아도 되는 디자인의 자유로움 때문에 미래의 자동차는 ‘움직이는 거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뮌헨·예테보리=한우신 hanwshin@donga.com / 새너제이=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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