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Ⅹ, 페이스ID 기능 넣고 홈버튼 사라져

김재희기자

입력 2017-09-14 03:00 수정 2017-12-12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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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출시 10주년 맞아 전면 혁신
5.8인치 화면에 테두리-버튼 없애… 3D 스캔 이용 얼굴인식 시스템 첫 탑재
‘999달러’ 역대급 가격 시장 반응 주목


#2007년 1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에서 ‘아이폰’이라는 괴물이 처음 등장했다. 전면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와 모바일 전용 iOS 운영체제(OS)는 전자업계의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꿨다. 그날 무대에서 “스마트폰은 곧 PC를 대체할 것이다”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던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예언’은 곧 현실이 됐다.

#10년 뒤인 2017년 9월 12일, 미국 쿠퍼티노 애플 신사옥 내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그의 육성이 다시 울려 퍼졌다. “사람이 인류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방법 중 하나는, 멋진 물건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것이다.”

이날 애플은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 ‘아이폰X(텐)’을 공개하는 키노트(기조연설)의 문을 잡스의 육성 메시지로 열었다. 무대에 오른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스티브의 영혼과, 시간을 건너뛰는 삶에 대한 철학은 언제나 애플의 DNA가 될 것이다. 오늘도, 그리고 늘 언제나 우리는 그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아이폰의 지난 10년을 기념하고 애플의 앞으로 10년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그의 설명대로 아이폰X에는 잡스가 10년 전부터 상상해온 스마트폰의 미래상이 녹아 있었다.

가장 대표적으로 2007년부터 아이폰의 상징처럼 이어져 온 동그란 홈 버튼이 사라졌다. ‘미니멀리즘’을 신봉했던 잡스는 어떤 제품이든 버튼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의 신념대로 아이폰X은 테두리와 버튼이 사라진 5.8인치 디스플레이로만 구성됐다. 화면 아래에서 위로 손가락을 밀어 올리면 화면이 홈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다만 잡스가 고집스럽게 지켜왔던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업계의 새로운 대세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처음 탑재됐다. 잡스는 생전에 “아이폰의 ‘레티나(Retina·망막) LCD 디스플레이가 OLED보다 뛰어난 혁신적인 디스플레이”라며 삼성전자 갤럭시의 OLED 디스플레이를 견제해왔다.

아이폰X에는 기존의 지문인식 시스템 ‘터치ID’ 대신 3차원(3D) 스캔을 이용한 얼굴인식 시스템인 ‘페이스ID’가 처음 탑재됐다. 페이스ID는 스마트폰 전면의 ‘트루뎁스 카메라’가 이용자 얼굴에 적외선을 쏘아 3만 개의 점을 표시한 뒤 인공지능(AI) 칩(A11 바이오닉)을 거쳐 사람마다 각기 다른 얼굴 구조를 인식해내는 새로운 생체인식 시스템이다. 오인식 확률은 100만분의 1로, 5만분의 1이던 터치ID 방식보다 낮다.

전자업계에서는 잡스가 10년 전 ‘클릭’을 ‘터치’ 방식으로 대체했듯이 애플이 AI와 증강현실(AR)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는 평이 나온다. 애플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인 조니 아이브는 이날 행사에서 “아이폰X은 아이폰의 새로운 시대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며 “기기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폰X의 가격은 기존 아이폰 중 가장 비싼 999달러(약 113만 원·64GB)다. 아이폰8보다 300달러, 아이폰8 플러스보다 200달러 더 비싸다. 미국 등 주요 시장 첫 발매일은 11월 3일이다. 한국 출시는 올해 말로 예상된다.

비싼 가격과 늦은 출고 날짜로 인해 이전 제품 수준의 폭발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많다. 시넷은 “아이폰X은 혁신적인 변화이긴 하지만 그만한 가격대의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평가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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