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에서 흥행 ‘팡팡’… 모바일, 게임판도 바꿨다

임현석기자

입력 2017-08-22 03:00 수정 2017-08-2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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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상반기 매출, 1위 넥슨 육박

국내 게임산업의 주도권이 온라인 PC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올해 주요 게임업체의 상반기(1∼6월) 실적을 모바일 게임이 이끌었고, 하반기에도 모바일 게임 위주로 게임업계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주요 게임사 중 넷마블게임즈의 약진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넷마블의 상반기 매출액(1조2273억 원)은 2000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1조 원을 거뜬히 돌파했다. 특히 넷마블의 올해 2분기(4∼6월) 매출(5401억 원)은 이미 게임업계 1위 넥슨의 매출(470억6400만 엔·약 4912억 원)을 넘어섰다. 이로써 넷마블은 넥슨의 상반기 매출(1219억 엔·약 1조2792억 원)을 턱밑까지 추격하게 됐다. 넷마블은 하반기에 매출 기준으로 업계 선두 자리를 뺏겠다며 벼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넷마블의 실적을 이끈 원동력은 바로 모바일 게임이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2 레볼루션’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이 게임은 리니지2 원작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사들여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올 상반기 매출이 450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모바일 게임인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등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넷마블의 실적 호조를 뒷받침했다.

넷마블의 레볼루션은 리니지2의 원작 개발사인 엔씨소프트가 경쟁작인 ‘리니지M’을 내놓으면서 국내 시장 매출 1위 게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넷마블은 올 하반기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넷마블은 6월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이달 일본, 연말 북미 유럽 등에 수출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특히 거대 게임시장인 일본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올해 일본에서 4월 말부터 레볼루션 게임의 사전등록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 시장도 모바일 게임은 PC 온라인 게임을 넘어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넷마블의 약진에 자극받은 다른 게임사들도 사업의 중심축을 PC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넥슨은 하반기 모바일 게임 기대작을 연이어 출시해 넷마블의 추격을 따돌리고 게임업계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올 상반기 모바일 게임 ‘던전앤파이터: 혼’을 내놓았지만 현재 앱마켓 매출 기준으로 100위권에도 머물지 못하는 등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넥슨은 다음 달 14일 ‘AxE(액스)’를 출시하며 모바일 MMORPG 시장에 출사표를 낼 계획이다. 게임업계는 이 게임의 흥행 여부가 넥슨의 모바일 게임 성적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상원 넥슨 부사장은 17일 엑스 출시를 발표하면서 “자체 IP에 힘을 준 액스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리니지의 대형 IP를 활용한 넷마블과 엔씨소프트가 양분하고 있는 기존 모바일 MMORPG 시장의 경쟁에 넥슨도 합류할 것이라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넥슨은 4년여간 개발했다고 알려진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 등 대형 신작을 하반기에 내놓으면서 모바일 게임으로의 체질 전환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동안 부진했던 엔씨소프트도 올해 출시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의 성공을 발판으로 모바일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리니지M은 현재 국내 앱마켓에서 매출 1위를 달리면서 하반기 매출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하반기 출시 예정인 ‘블레이드&소울 모바일’을 통해 흥행 분위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2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이 2억 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2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 규모는 940억 원에 이른다. 또 국내 게임 흥행 기록을 전부 갈아 치운 리니지M의 실적은 올해 3분기(7∼9월) 실적에 온전히 반영될 것으로 보여 엔씨소프트의 재약진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신작 모바일 게임 흥행 여부에 따라 업계 순위도 요동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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