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잡은 여세로 아이튠스도 잡을까

동아일보

입력 2013-05-08 03:00 수정 2013-05-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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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디지털 음악서비스 이달말 시작

삼성전자가 이르면 이달 말 국내에서 시작할 디지털 음악 서비스는 세계 최대의 음악판매 서비스로 유명한 애플의 ‘아이튠스 뮤직스토어’처럼 삼성전자가 직접 만드는 음악 서비스다.

하지만 곡당 일정액을 받는 아이튠스 방식과는 달리 월별로 일정한 돈을 내고 마음껏 음악을 듣는 스트리밍(온라인 중계) 서비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종의 인터넷 라디오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는 그동안 ‘갤럭시S’ 시리즈 등 하드웨어 판매에 주력했던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어서 향후 국내 디지털 콘텐츠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SK텔레콤 계열의 ‘멜론’ 같은 음악 서비스와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된다. 저작권을 가진 가수, 음반사 등은 콘텐츠 판매 통로가 다양해져 수입 증가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삼성의 음악 사업

삼성전자는 기존에도 ‘옙’이란 MP3플레이어를 내놓으며 ‘이모디오’ 등 디지털 음악 판매 서비스를 시도한 바 있지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이모디오 서비스는 지난해 중단돼 2009년 문을 열었던 ‘삼성 뮤직스토어’라는 모바일 서비스에 통합된 뒤 외주 형태로 운영돼 왔다.

삼성전자는 최근 직접 음악 서비스 개발에 들어가 새 서비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특히 인기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과거에는 곡당 평균 0.99달러(약 1090원)를 내고 음악을 내려받는 아이튠스 뮤직스토어 방식이 가장 성공적인 디지털 음악 판매방식이었지만 최근에는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스포티파이, 판도라 같은 회사들이 월정액을 내고 제한 없이 음악을 듣는 스트리밍 방식의 음악 서비스를 성공시킨 것이다.

프랑스의 시장조사업체 입소스에 따르면 스포티파이 본사가 있는 스웨덴에서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가 다운로드 서비스 이용자의 4배가 넘는다. 멜론, 올레뮤직 등 통신사의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가 활성화된 한국에서도 스트리밍 이용자가 다운로드 이용자의 2배 이상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트렌드를 파악하고 지난해 5월 음악 스트리밍 기술을 갖춘 엠스팟(mSpot)이란 회사를 인수했다. 그리고 현재 세계 15개국 소비자들에게 ‘삼성 뮤직스토어’ 서버에 저장한 2000만 곡 이상의 음악을 월 9.99달러(약 1만900원)를 받고 통신망을 통해 들려주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 하드웨어보다 콘텐츠

삼성전자가 음악 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이른 반면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콘텐츠 사업은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7년 미국에서 애플 ‘아이폰’이 처음 발매된 뒤 세계 디지털 음악 시장은 급성장하기 시작해 2008년 43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56억 달러로 커졌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08년 5264억 원 수준이던 국내 디지털 음악 시장은 2011년 기준 8795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 매력을 느껴 지난해 5월 ‘갤럭시S3’의 발매와 함께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7개국에서 제한적으로 시작했던 ‘삼성 뮤직’ 서비스를 지난달 ‘갤럭시S4’를 발매하면서 15개국으로 확대한 바 있다.

김상훈·김호경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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