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삼성전자의 귀환… 5만원 고지 뚫을까

이건혁 기자

입력 2019-09-23 03:00 수정 2019-09-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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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들어 약 27% 상승하며 5만 원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도체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등 악재가 이어졌던 반도체 경기가 최근 바닥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액면분할 이전 기준으로는 250만 원에 해당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4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이다. 우선주를 제외한 시가총액은 293조7133억 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6월 7일 주당 5만 원 밑으로 하락한 뒤 약 1년 4개월 만에 5만 원 선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주당 5만 원은 지난해 5월 주식을 50분의 1로 액면분할하기 이전 가격으로는 250만 원에 해당한다.

삼성전자 주가 회복의 배경에는 반도체 수요와 가격이 더 이상 나빠지기 어렵다는 ‘바닥론’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요 메모리 반도체인 DDR4 8Gb(기가비트) D램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말 2.94달러로 집계됐다. 월말 거래 가격 기준으로 8개월 만에 하락세가 끝난 것이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D램 수출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2.9% 오르며 1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환율 상승효과를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으로도 D램 수출물가지수는 보합세를 보였다. 대내외적으로 일단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멈췄다는 신호가 포착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단가 하락에 따른 부담으로 반도체 공급량이 줄었고, 수요 측면에서는 제품을 미리 사두려는 심리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이미 바닥을 쳤고 앞으로는 개선될 일만 남았다는 기대가 증권가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시총 2위 SK하이닉스도 이달 9일 연중 최고가(8만4300원)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PC나 모바일 제품의 D램 수요가 회복되고 있고 서버 관련 선행지표들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재고 감소와 함께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본격 회복 전망은 아직 일러”


다만 반도체 산업의 추세적인 회복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달 1일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13.3% 줄어든 4065억7800만 달러(약 484조 원)로 예측했다. WSTS는 올해 2월에는 감소폭이 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시장 전망을 6개월 만에 훨씬 더 안 좋은 방향으로 바꾼 것이다.

실적 개선도 앞으로 갈 길이 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6조9922억 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작년 3분기(17조5749억 원)보다 60.2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3979억 원으로 전년 동기(6조4700억 원) 대비 약 9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반도체 업종 주가를 낙관만 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진행형인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다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을 제한적으로 승인하거나 지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산업은 내년에나 본격적인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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