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4년전에도 재정확대 권고했는데… 靑 앞뒤 안맞는 해명

문병기 기자 , 최우열 기자

입력 2019-05-21 03:00 수정 2019-05-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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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확장재정 언급 논란에 靑 “IMF의 정책권고 있었다” 반박
4년전과 상황 다르다는 점 강조
실제론 2015년에도 IMF-OECD, 올해처럼 재정지출 확대 권고


‘국가채무비율 40%’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말 바꾸기 논란에 대해 청와대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확장재정 권고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이 국가채무비율 40%를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이라고 표현했던 4년 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과는 사정이 달라졌다는 것. 하지만 당시에도 IMF 등 국제기구가 확장재정정책을 권고하는 등 현재와 비슷한 상황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IMF 등 국제기구에서 확장재정정책을 펼 것을 권고한 바 있다”며 “(16일 회의에선)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언급도 있었다. 막무가내로 재정을 쓰고 있다는 시선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채무비율 40% 선을 유지하겠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고에 “40%의 근거가 뭐냐”고 물으며 확장재정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015년 당시에도 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확장재정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와 마찬가지로 재정지출 확대를 권고한 바 있다. 또 당시 기재부는 재정지출 확대 대신 재량지출 10조 원 감면 등 세출 구조조정 방안을 함께 제시하기도 했다. 청와대의 반박과 달리 국제기구의 확장재정 권고와 지출 구조조정이 있었던 것은 2015년이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었는데, 마치 현재만 확장재정 권고가 있는 것처럼 해명했다는 것.

특히 당시 문 대통령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흑자 재정을 만들어 넘겼는데 새누리당 정권 8년 만에 나라 곳간이 바닥이 나서 730조 원에 달하는 국가채무를 다음 정부에 넘기게 됐다”고 비판한 것을 두고도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2.3%로 2016년(―1.4%)에 비해 악화된 데다 내년에는 재정지출이 더욱 확대되면서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내년 국가채무는 78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전북 군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정부 국가채무 비율 40% 선 예산안에 대해 ‘나라 곳간이 바닥났다’고 주장한 당사자가 문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국채담당 기재부 (신재민 전) 사무관은 나랏빚을 줄이려 노력했는데 신 사무관보다 못한 대통령이라는 말을 들어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최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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