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속 태풍’이라던 넷플릭스…상륙 3년만에 월 200억원 쓸어

뉴스1

입력 2019-04-24 07:59 수정 2019-04-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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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사용자 급증추세
주간요금제까지 선보이며 ‘가격공세’…성장세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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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처음 한국에 상륙하던 지난 2016년. OTT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막강한 콘텐츠 파워’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을 뒤늦게 고민하고 있지만 갈길은 멀기만 하다.》

지난 2016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찻잔 속의 태풍’ 취급을 받았던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서비스 넷플릭스가 3년 만에 월 매출이 200억원에 달하는 ‘콘텐츠 왕국’으로 자리잡았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3월 넷플릭스 국내 이용자의 총 결제금액은 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넷플릭스와 독점 제휴를 맺은 LG유플러스를 통해 징수되는 요금은 제외한 수치다. 실제 월 매출액은 200억원 이상이라는 의미다. 유료 사용자도 지난해 12월 90만명 수준에서 올해 1월 107만명으로 ‘100만 고지’를 돌파하더니 2월 114만명, 3월 153만명으로 늘었다.

출시 초기부터 국내 이용자 수 증감 추이를 보면 넷플릭스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1월 34만명이던 국내 안드로이드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는 12월 127만명으로 1년 사이 274% 증가했다. 국내 출시 초기였던 지난 2016년 9월 이 숫자는 8만명에 불과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은 올 2월 기준 국내 넷플릭스 웹·앱 순 방문자는 240만2000명으로 1년 전(79만9000명)보다 3배 넘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웹과 앱 모두 3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국내 진출 초기 물음표가 붙었던 과거를 생각하면 ‘괄목상대’라고 할 만하다. 지난 1998년 DVD 배송 업체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2016년에 이미 ‘글로벌 공룡기업’이었지만 국내 파급력은 미지수란 평가였다.

국내 맞춤형 콘텐츠가 부족해 미국 드라마(미드)에 익숙한 소수 매니아층만 즐기는 데 머무를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브랜드 자체도 당시 국내에선 생소한 면이 있었다. 넷플릭스 독점 드라마이자 자체 콘텐츠인 ‘킹덤’이 최고 화제작으로 주목받는 지금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높으며, ‘몰아보기’를 좋아하는 국내 2030 사용자를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국내 넷플릭스 유료 사용자 층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가격 문턱까지 낮추고 있다. 넷플릭스는 프리미엄 대비 ‘반값 수준’인 모바일 요금제를 내놓았다. 프리미엄 요금제는 1만4500원이다. 새로 생긴 모바일 요금제는 노트북과 TV 시청이 제한된 것으로 6500원에 불과하다. 기존 월간이 아닌 주간 단위 결제도 가능해졌다. 모바일 요금제를 주간으로 결제할 경우, 단돈 1625원이다.

현재 넷플릭스는 일부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모바일·주간 요금제를 시범 운영 중이며 향후 정식 출시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에서 신규 콘텐츠가 나오면 1000원대의 주간요금으로 1주일만 몰아보려는 수요가 많아 소비자 반응이 클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가격경쟁력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여타 유료 방송 플랫폼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용자가 240만명에 이르는데도 아직 작은 시장이라는 점이 크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인터넷TV(IPTV)와 종합유선방송(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국내 가입자 수는 3196만명에 달한다. 그만큼 OTT가 침투할 여지가 크다.

넷플릭스 본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주주 서한에서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전송하는 과거 방식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찾아보는 ‘온디맨드형 플랫폼’으로의 전환 기조는 워낙 뚜렷하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자신했다.

이 회사는 이어 “미국 기준 스트리밍이 전체 TV 소비 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아직 작은 회사며, 그만큼 성장할 여지도 많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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