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67%가 2030… 쑥쑥 크는 한국판 실리콘밸리

이경진 기자

입력 2018-11-07 03:00 수정 2018-11-07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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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테크노밸리 가보니
AI-게임등 스타트업 150개 ‘둥지’, 편한 복장에 출퇴근도 자유로워
“첨단클러스터 벤치마킹 하자”, 외국 기관-기업인 年1000명 방문
道, 청년 위한 장기임대주택 착공… 기업들 해외진출 지원도 팔 걷어


경기 판교신도시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경기도는 2005년부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일대에 66만1925㎡ 규모의 ‘제1판교테크노밸리’를 조성해 첨단기업단지로 육성해 왔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제공
5일 오전 8시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창조혁신센터 앞. 출근을 재촉하는 회사원들에게서 자유분방함이 묻어났다. 하나같이 운동화에 청바지나 면바지, 점퍼 등 캐주얼 복장을 하고 있었다. 정장 차림은 눈에 띄지 않았다. 소형 메모지 프린터 제조 스타트업인 망고슬래브 정용수 대표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유연한 사고를 통해 일을 하는 것이 훨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망고슬래브는 설립 1년 만인 2017년에 매출 80억 원을 달성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제품 전시회인 2017년 CES에서 PC 액세서리부문 최고 혁신상을 수상해 주목을 받았다.

판교 지역의 기업들은 전체 임직원 가운데 20대가 19%, 30대가 48%로 ‘2030’ 인력이 전체 인원의 67%다. 스타트업까지 입주해 젊은 문화를 이끌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에는 현재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게임, 블록체인 등의 스타트업 150여 곳이 있다.

판교테크노밸리가 최첨단 산업이 집결한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자리 잡았다. 66만1925m²의 넓은 부지에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문화기술(CT) 분야의 1000여 개 첨단기업과 스타트업이 부(富)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기업 1270곳에 7만 명이 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한 해 동안 매출 79조 원을 올렸다.

판교테크노밸리가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첨단클러스터의 벤치마킹 코스가 만들어져 매년 국외 기관과 기업 관계자 1000여 명이 판교를 방문한다. 올해 6월에는 캐나다 밴쿠버시 대표단이 판교의 기업지원사업 및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방문했고, 9월에는 독일의 드레스덴시에서 도시개발을 총괄하는 경제개발국장이 방문해 판교 내 스타트업과 기술교류 확대 및 독일 기업의 투자 가능성을 논의했다. 불과 13년 만에 대한민국의 IT 산업을 이끄는 판교테크노밸리의 성공 비결을 세계 각국이 배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판교테크노밸리를 관리하고 있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는 판교를 찾는 해외 주요 방문단과 판교 기업들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공동협력에 나서고 있다. 판교 내 중견기업 8개사와 ‘판교기업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공동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경기도는 젊은 임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판교테크노밸리 인근에 장기임대주택인 ‘경기 행복주택’을 착공했다. 300채로 준공될 예정인 ‘판교 경기 행복주택’은 젊은 청년 근로자와 창업가에게 공급한다. 임대보증금과 월세가 시세의 80% 수준으로 저렴하고 보증금 이자의 40%를 경기도가 지원한다.

정부와 경기도는 판교테크노밸리의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 2022년까지 성남시 금토동 일대에 판교제2테크노밸리와 판교제3테크노밸리를 조성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관계자는 “판교테크노밸리를 세계적 수준의 혁신창업 선도거점으로 육성해 판교의 성공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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