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차등화 부결… 경영계 “협상 보이콧”

조건희 기자 , 유성열 기자

입력 2018-07-11 03:00:00 수정 2018-07-11 03:00: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 싸이월드
  • 구글
최저임금委 표결, 반대 14-찬성 9… 정부 임명 공익위원 전원 반대한듯
使측 위원들 “소상공인 현실 외면”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안’이 10일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에서 부결됐다. 이에 차등 적용을 강하게 주장해 온 경영계가 14일 내년도 최저임금 확정을 나흘 앞두고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한동안 노동계의 불참으로 파행을 빚다가 이달 3일 가까스로 정상화된 최임위가 또다시 극심한 파행 국면으로 치닫는 것이다.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임위 전원회의에는 ‘최저임금의 사업(업종)별 구분 적용안’이 상정됐다. 이는 업종마다 천차만별인 영업이익과 소상공인의 비율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 등 생계형 근로자와 편의점·PC방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등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업종별로 최저임금이 차등 적용되는 방안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으로 구성된 사용자위원 9명은 차등 적용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추천 인사로 구성된 근로자위원 5명은 “취약 근로자를 보호한다는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와 다르다”며 맞섰다.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최임위는 표결을 실시했다. 차등 적용 반대가 14명, 찬성 9명으로 부결됐다. 익명 투표였지만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 9명이 모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사용자위원들은 11일 예정된 전원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지금도 소상공인 근로자 3분의 1 이상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관행만을 내세워 단일 최저임금제를 고수하는 것은 한계에 직면한 소상공인의 현실을 회피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이동응 경총 전무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최저임금 차등화 무산에 따른 경영계의 충격을 해결할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후 회의에 복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경영계가 최저임금 업종 구분을 고집하며 근로자 간 차별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경영계가 끝내 불참한다면 근로자위원과 공익위원만이 참여한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이 정해지게 된다. 최임위는 14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을 앞두고 11일에 이어 13일 회의에 나선다. 최임위 위원은 모두 27명으로 공익위원 9명, 근로자위원 5명만 참여하면 과반이 된다.

조건희 becom@donga.com·유성열 기자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