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커피타임 근로시간 포함… 친목 위한 MT는 인정안돼

유성열기자

입력 2018-06-12 03:00:00 수정 2018-06-1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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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가이드라인 발표


《다음 달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은 2004년 주5일제 시행 이후 14년 만에 노동시장을 뒤흔들 큰 변화다. 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근로자와 사업주가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사내행사-접대

거래처 접대, 상사 승인때만 인정… 업무 논의 워크숍-기념식도 포함
자발적 교육은 연장근로서 제외

Q. 상사가 ‘필참(필수 참석)’을 강요한 회식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받는가.

A. 근로시간은 근로자가 ‘일’을 하는 시간이다. 워크숍, 기념식 등 상사가 참석을 지시한 사내 행사 역시 업무의 하나로 근로시간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법원 판례는 △구성원 사기 진작 △조직 결속 △친목 도모를 위한 행사는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회식 역시 이런 목적이 크기 때문에 상사가 참석을 강요했더라도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없다.


Q. 상사의 지시로 거래처 간부와 밤 12시까지 술을 마셨다.

A. 상사의 지시에 따른 접대는 근로시간으로 인정한다. 상사가 먼저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먼저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


Q. 상사 지시 없이 자발적으로 거래처 사람들을 불러 휴일에 골프를 치고 비용은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휴일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는가.

A. 상사의 지시나 승인이 없는 자발적인 접대는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사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다면 근로시간이 된다.


Q. 부장의 지시로 부원 전부가 교외로 1박 2일간 엠티(MT)를 갔다면?

A. 엠티에서 업무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엠티였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Q. 2박 3일 워크숍 도중 밤에 회식을 했다. 연장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나.

A. 업무 논의 목적의 워크숍은 근로시간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워크숍 프로그램이 끝나고 이뤄진 회식은 업무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없다. 다만 워크숍의 공식 프로그램이 8시간을 넘겼다면 야근으로 간주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워크숍에서 주로 분임 토론이 밤에 많이 이뤄지는데 가급적 낮에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Q. 상사의 지시로 퇴근 후에 연수원에서 직무 연수를 받고 있다. 연장근로에 해당하나.

A. 상사가 지시했고, 업무나 직위에 따른 의무 교육이며 불참 시 불이익이 있다면 근로시간에 해당한다. 하지만 상사의 지시가 없었고, 의무가 아니며 불참 시 불이익이 없는 교육은 근로시간에서 제외된다.




● 휴식-대기시간

경비원, 야간 경비실서 대기땐 모두 근무로 봐야
별도 휴게공간서 쉴때만 제외… 회사 운전기사 기다릴때는 포함

Q. 업무 시간 중 잠깐 담배를 피우러 나가거나 커피를 사기 위해 자리를 비울 경우에는?

A.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담배를 피우는 중이나 커피를 사는 도중 상사가 들어오라고 전화를 하면 바로 복귀해야 하고 이는 휴식시간이 아니라 상사의 지휘, 감독을 받는 대기시간에 해당한다.


Q. 아파트 경비원으로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일한다. 근로계약상 밤 12시∼새벽 4시는 ‘휴식시간’이라 이 시간 동안은 임금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밤에도 경비실에서 계속 대기하면서 만취자 난동 같은 돌발 상황이 생기면 일을 해야 하고, 주민들의 전화도 계속 받느라 쉴 수가 없다. 이런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

A.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용자의 지휘, 감독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휴식시간으로 인정된다. 휴식시간이더라도 경비실에서 대기하면서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면 ‘대기시간’으로 인정해 근로시간에 포함한다.


Q. 건물 경비원인데, 새벽에는 별도의 수면실에서 쪽잠을 잔다. 하지만 잠자리가 불편해서 제대로 자지 못한다. 근로시간에 포함될 수 있는가.

A. 사용자의 지휘나 감독이 없고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경비실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면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 비록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더라도 휴식시간이 보장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휴식시간 동안에는 임금을 받을 수 없다.


Q. 대기업 임원 운전기사다. 임원이 저녁에 술을 마시는 동안 차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많다. 근로시간에 포함되는가.

A.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임원의 일정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휴식시간이 아닌 대기시간으로 인정되고, 대기시간은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고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임원이 대기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대기했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 출장-특례업종

해외출장, 비행-수속시간도 해당… 구체 기준은 노사합의로 정해야
특례 폐지 버스업종, 사무직도 적용


Q. 단거리 출장이 많은 영업직이다.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해본 적이 없다. 출장에 따른 근로시간은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가.

A. 통상적으로 출장에서 얼마나 일했는지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면 소정근로시간(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서에 명시한 근로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간주한다. 예를 들어 주 40시간 일하는 근로자가 가까운 지역으로 당일 출장을 간 뒤 사무실로 복귀하지 않고 현지에서 퇴근했다면 하루 8시간 근무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Q. 해외출장을 자주 간다. 비행시간도 근로시간으로 인정되는가.

A. 해외출장 같은 장거리 출장의 경우 비행시간뿐만 아니라 출입국 수속시간, 환승시간, 해외에서의 이동시간 등 출장지에 도착하기까지의 모든 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다만 출장지에 따라 이동시간과 근로시간이 들쑥날쑥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 때문에 고용부는 ‘구체적인 기준과 근로시간 인정 방법’은 노조 또는 근로자 대표와 합의를 통해 정하라고 권고했다.


Q. 일 때문에 KTX를 타고 일주일간 서울에서 대구까지 출퇴근을 했다. 대구와 서울을 왕복한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되는가.

A. 개별 기업의 노사 합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보통 단거리 출장 때 출장지로 직접 출퇴근하는 경우의 이동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동시간 자체를 출퇴근시간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다만 ‘단거리’의 기준과 어느 정도까지의 이동시간을 출퇴근시간으로 인정할지 역시 개별 기업이 노사 합의로 정해야 한다.


Q. 고속버스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한다. 우리도 특례가 폐지되면 버스운전사들과 같이 근로시간이 줄어드는가.

A. 그동안 사실상 무제한 근로를 용인해왔던 ‘근로시간특례제도’는 ‘직무’가 아닌 ‘업종’을 기준으로 적용한다. 이에 따라 노선버스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직종에 상관없이 다음 달 1일부터 모두 특례가 폐지된다. 사무직도 근로시간 단축을 따라야 한다.


Q. 간호사인데 보건업종은 근로시간 특례가 유지된다. 우리는 휴식시간도 제대로 없는 상황이라 불만이다.

A. 근로시간 특례가 유지돼 사실상 무제한 근로가 가능한 5개 업종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퇴근 후 최소한 11시간의 휴식시간이 확보돼야 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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