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인천공항면세점 ‘페널티’ 면했나…‘깜깜이’에 커지는 의혹

뉴스1

입력 2018-06-11 06:07:00 수정 2018-06-11 0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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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김해공항면세점 중도 포기 전력 불구 최고가 써낸 롯데 제쳐
이달 1일 면세점 사업 신세계디에프로 통합…‘밀수’ 적발, 페널티 받나 촉각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입점한 신세계타운 전경© News1
신세계가 2015년 철수를 선언한 김해공항 면세점(신세계면세점 홈페이지 캡처)© News1
부산 신세계면세점© News1

신세계가 공항면세점 사업 운영을 포기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심사에서 페널티(감점)를 받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최고가를 적어냈지만 탈락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공정성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인천공항공사가 보다 명확한 세부 평가기준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일부와 탑승동 면세사업권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서 평가 및 가격 개찰을 통해 호텔신라와 신세계디에프를 복수사업자로 선정했다.

◇롯데·신세계 모두 공항면세점 중도 철수 전력…‘기업군’ 아닌 ‘법인별’ 평가했나

11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의혹은 신세계도 롯데와 마찬가지로 출국장 면세점 운영을 중도에 포기한 전력이 있는데다 롯데보다도 낮은 입찰가를 써냈음에도 신세계가 1차 심사를 통과하며 일종의 우선협상자와 같은 지위를 얻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번 인천공항공사의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사업제안서평가에는 과거 공항면세점 사업을 중도에 포기한 전력이 있는 기업에 페널티를 주는 항목이 신설됐다. 하지만 공사가 ‘기업군’이 아닌 ‘법인별’ 평가를 기준으로 삼아 신세계가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이달 1일부로 신세계디에프로 면세점 사업을 통합했지만 이전까지는 신세계디에프와 신세계조선호텔로 이원화돼 있었다. 이번 입찰에는 신세계디에프가 참여했고 과거 면세점 사업을 중도 포기한 곳은 신세계조선호텔이었다. 기업군으로 평가가 이뤄졌다면 신세계디에프 역시 감점을 받게 된다. 반면 법인별로 평가를 했다면 신세계디에프는 감점을 비켜갈 수 있게 된다.

신세계의 과거 행정도 이같은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신세계는 조선호텔을 통해 2012년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 면세점 사업을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김해공항면세점, 인천공항면세점 3기 사업자에 선정되며 면세점을 운영했다. 하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고전했다.

그러던 중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가 진행되자 신세계는 재무상태가 좋지 않았던 이마트 계열의 신세계조선호텔 대신 백화점 운영사인 신세계 계열의 신세계디에프를 신설, 입찰에 참여한다. 그해 7월 결과를 발표한 신규 특허 심사에서는 탈락했지만 11월 특허 심사에서는 SK네트웍스의 워커힐의 특허를 빼앗아 오는데 성공한다.

숙원이던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얻은 신세계는 사업권을 따낸 직후인 2015년 12월 김해공항면세점 DF1 구역 사업권 반납을 선언한다. 당시 신세계가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한 것도 이번에 롯데처럼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적자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김해공항에서 연간 250억원가량의 적자를 냈던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두고 면세점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면세점 운영경험을 쌓기 위해 무리한 금액을 제시해 사업권을 따냈다가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얻자 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는 ‘비양심적’ 행위를 자행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인천공항공사, 점수 공개 불가 입장…“평가위원만 세부기준 알아”

이번 인천공항면세점 사업권 심사에서는 이같은 신세계의 행위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배점의 60%를 차지하는 사업제안서평가 중 15점이 배정된 ‘경영상태 및 운영실적’ 평가 분야에서 세부항목으로 ‘출국장 면세점 사업 수행의 신뢰성’을 신설했다. 이는 공항면세점 운영기간인 5년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감점을 주기 위한 항목이다.

이번 T1 DF1과 DF5 구역 입찰이 진행된 것은 인천공항면세점 3기(2015년9월~2020년8월) 사업자 중 한 업체로 선정된 롯데면세점이 임대료가 높다는 이유로 2년의 사업기간을 남겨놓고 중도에 사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롯데가 최소 임대료가 낮아진 이번 입찰에 다시 참여해 사업권을 따내면 임대료 인하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모양새가 된다. 공사가 롯데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과 마찬가지인 셈도 된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인천공항공사는 신뢰성 측면에서 감점이 불가피하다며 공항면세점 사업을 포기한 경우 감점하는 항목을 처음 적용했다. 또 종전 ‘사업 기간 절반 경과 후 계약해지 가능’ 조항도 삭제해 계약기간 준수 의무를 강화했다.

문제는 신세계도 이번 롯데처럼 중도에 공항면세점 사업을 포기한 전력이 있지만 감점을 받았는지는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롯데는 평가의 40%를 차지하는 입찰가에서 이번에 신세계보다 훨씬 높은 최고가를 써내고도 탈락했다. 반면 신세계는 신라와 함께 1차 관문을 통과해 심사의 공정성 면에서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공사는 당초 인천공항뿐만 아니라 모든 출국장면세점을 포기한 전력이 있는 기업에 페널티를 준다고 언론에 설명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의혹이 불거지자 “심사에 참여한 평가위원만이 명확한 기준을 알 수 있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공사 관계자는 “배점과 관련해 세부적인 내용은 평가위원회에서 결정이 된다”며 “평가위원이 아닌 이상 이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도 그룹 내에서 면세점을 담당할 신세계디에프로 입찰에 참여했던 만큼 의도한 바 없고, 면세점 사업법인의 통합도 이전부터 오랜 기간 준비해 왔다는 입장이다.

◇신세계조선호텔 ‘밀수’ 적발, 관세청 심사 적용 여부도 관심

공항공사가 만약 롯데와 달리 신세계에 감점을 주지 않았다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총수인 신세계 계열의 면세점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법인이 다르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준 셈이 된다.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수 면세점 기업들이 기업군으로 페널티를 적용하는 게 상식적으로 맞다고 보고 있다”며 “ 그러나 이번 심사 결과를 보면 과연 신세계가 해당 페널티를 받았는지, 특정기업에 대해서도 불이익이 과하지는 않았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는데 만약 신세계가 감점을 받지 않았다면 과연 이게 상식에 맞는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관세청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도 관심사다. 올 초 부산 신세계면세점 직원들이 밀수 혐의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페널티로 작용할 것이냐로 모아진다.

법원에 따르면 신세계 정직원 6명과 판촉사원 등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면세품을 대리 구매해달라는 지인들의 부탁을 받고 보따리상에게 이를 의뢰했다. 이후 일본인이나 재일동포가 국내 면세점에서 산 면세품을 외국으로 빼돌린 뒤 세관 신고 없이 국내로 80차례에 걸쳐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지법은 지난 3월 이들에게 최소 200만원, 최대 1000만원의 벌금과 600만~2억원의 추징금을 각각 선고했다.

또 양벌규정을 적용해 기소된 운영법인인 신세계조선호텔에도 벌금 5000만원과 추징금 4억1100여만원을 선고했다.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조선호텔의 밀수는 부산 시내 면세점 재승인에 악역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일 뿐만 아니라 각종 면세점 특허 자격에 영향을 줄 정도로 죄질이 좋지 않은 사안”이라며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이 이달부터 정유경 촐괄사장의 신세계디에프로 통합됐다는 점에서 관세청이 이번 인천공항면세점 특허 심사에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도 업계의 관심사”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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