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집값에… 희망임대리츠, 재매입 갈등

주애진 기자

입력 2018-06-11 03:00 수정 2018-06-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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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하우스푸어’ 지원정책… 올 9월 508채 첫 만기도래
“집값 폭등… 재매입 엄두못내”… LH, 임차기간 연장 방안 검토


정부가 ‘하우스푸어(내집빈곤층)’ 대책으로 내놨던 ‘희망임대주택 리츠’ 사업의 최초 만기가 다가오면서 재매입 가격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희망임대리츠 때문에 큰 손해를 봤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있다. 청원을 올린 A 씨는 2013년 본인 소유의 99m² 아파트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운영하는 희망임대 리츠에 3억8500만 원에 팔았다. 당시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만 집값이 계속 떨어져 대출금을 갚기도 어려워지자 구입한 금액보다 5400만 원 싸게 집을 넘겼다는 것이다.

희망임대 리츠는 2013년 집값 하락으로 대출금 부담에 고통 받는 하우스푸어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이다. 국토교통부와 LH가 임대주택 리츠를 설립해 집을 사들인 뒤 임대주택으로 운용하다가 5년 뒤 원래 집주인에게 해당 주택을 감정가에 되살 권리를 주는 방식이다. 2013, 2014년 전국에서 1070채를 사들였다.

문제는 이후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올 9월 처음으로 임대 만기가 돌아오는 508채의 재매입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A 씨는 “LH가 6억3600만 원에 집을 다시 사라고 한다. 5년간 월 91만 원씩 5460만 원을 임대료로 냈는데 임대가 끝나니 엄청나게 오른 시세로 집을 사야 할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A 씨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은 현 매입 가격이 너무 높아 집을 살 수 없으니 임차기간을 더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최초 계약서에 시세로 감정평가를 하기로 돼 있었고 9월 만기 당시의 시세를 추정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 대신 LH는 재매입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이들에 한해 2년 정도 임차기간을 연장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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