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험금 지급 기준 명확히 해 ‘민원 폭탄’ 없앤다

황태호 기자 , 강유현 기자

입력 2018-06-11 03:00:00 수정 2018-06-1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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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암의 직접적인 치료’서 ‘항암 약물-방사선 치료’로 구체화
요양병원 입원비-직접치료 분리… 약관 해석 따른 갈등 소지 차단
연내 새 약관에 따른 상품 출시… 일부 “소비자에게 더 불리해져”
공정위도 “담합소지있다” 지적


국민 10명 중 4명이 가입한 암(癌)보험의 보험금 지급 기준이 ‘항암 약물 치료, 항암 방사선 치료 등을 받았을 때’로 명확해진다. 최근 요양병원에 입원한 암환자가 늘어난 가운데 암보험 약관의 입원비 지급 기준이 분명하지 않아 이를 둘러싼 보험금 분쟁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모호한 약관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갈등의 불씨가 된 요양병원 입원비와 관련해 암보험 특약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 암환자 요양병원 입원 놓고 분쟁 지속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보험사, 보험개발원 등으로 구성된 ‘암보험 태스크포스(TF)’는 암보험 약관의 보험금 지급 기준을 기존의 ‘암의 직접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입원했을 때’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한 항암 약물 치료와 항암 방사선 치료 등 암세포에 대한 직접 치료를 목적으로 입원했을 때’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암에 대한 ‘직접 치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못 박은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사들은 이르면 올해 안에 변경된 약관을 적용해 암보험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약관 변경에 나선 것은 암보험 가입자의 요양병원 입원비를 둘러싸고 보험사와 소비자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암환자들이 암 수술을 받은 뒤 요양병원에 입원해 면역력 회복 치료 등을 받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험사는 ‘요양병원의 면역력 강화 치료, 연명 치료 등은 암의 직접적인 치료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요양병원 입원비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암보험 가입자들은 “요양병원 입원도 암 치료를 위한 것”이라며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금감원에 접수된 암보험 관련 분쟁 700여 건 중 절반이 요양병원 입원비 지급을 둘러싼 분쟁일 정도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암보험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15년 72건에서 2016년 140건, 지난해 201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 “요양병원 암치료는 보험금 지급 안 돼”

이번에 변경되는 약관은 ‘직접 치료’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게 특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쟁의 원인이 된 요양병원의 면역력 강화 치료 등은 모두 기본 약관의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빠진다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항암 치료 목적 등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할 경우 입원비를 따로 지급하는 내용의 특약을 만들 방침이다. 보험사들은 앞으로 특약을 포함한 암보험 상품과 직접 치료 비용만 보장하는 상품을 따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암보험 입원비를 둘러싼 갈등이 커진 것은 암보험이 처음 만들어질 때만 해도 요양병원 입원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은 아울러 새로운 의료기술 발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의사 또는 의료계가 인정하는 항암 치료’에 대해서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문구를 넣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약관을 개정하더라도 기존 가입자에게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암보험 약관이 요양병원 입원비를 명확하게 배제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소비자에게 전반적으로 더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최근 금감원에 “약관 개정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담합으로 흐를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살펴 약관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황태호 taeho@donga.com·강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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