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이제 시작인데… 수출코리아 벌써 ‘빨간불’
박재명 기자
입력 2018-03-13 03:00 수정 2018-03-13 03:00
3월 1∼10일 수출 136억 달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악재 본격화 땐 성장세 꺾일 수도… 북한 리스크 줄어든 건 긍정적
최근 글로벌 통상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나 철강관세 부과 같은 통상 악재가 수출기업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기준 한국의 수출액은 136억7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줄었다. 이는 반도체와 휴대전화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반면 승용차와 선박 수출이 10% 가까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4%대의 증가세를 보인 반면 베트남(―3.2%) 중동(―39.8%) 지역 대상 수출 감소 폭이 컸다.
올 들어 한국의 수출액은 1월 22.3% 증가했지만 2월 4.0% 늘어나는 데 그치며 증가율이 둔화했다. 이달 들어 열흘 동안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관세청은 3월 초 조업일수가 전년보다 0.5일 적었던 점을 최근 수출 감소의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하루 평균으로 환산한 수출 증가율도 올 2월 17.3%에서 3월 들어 3.5%로 크게 줄었다.
민간에서는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추가 관세를 매기는 ‘미국발(發)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면 수출 감소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높은 무역의존도를 고려하면 관세 전쟁의 충격 때문에 한국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올해 경제 전망은 글로벌 통상 전쟁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한국 경제가 상반기(1∼6월) 흐름이 좋고 하반기(7∼12월) 흐름이 나빠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현안 완화’란 표현을 쓰며 올해 통상 분쟁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외환경은 당초 전망과 정반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업 수출 쪽에서도 정부의 예상과 어긋나는 부분이 많다. 정부는 올해 글로벌 경기 개선에 따라 반도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3월 자동차 수출은 1∼10일 전년보다 9.6% 줄었다. 4월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커지면서 ‘북한 리스크’ 가 당초 예상보다 완화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경제 분야에서 수출 충격을 상쇄하기는 쉽지 않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3월 수출 감소는 환율 요인이 크지만 앞으로 통상 이슈가 수출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양한 정책 대안을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악재 본격화 땐 성장세 꺾일 수도… 북한 리스크 줄어든 건 긍정적
최근 글로벌 통상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나 철강관세 부과 같은 통상 악재가 수출기업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기준 한국의 수출액은 136억7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줄었다. 이는 반도체와 휴대전화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반면 승용차와 선박 수출이 10% 가까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4%대의 증가세를 보인 반면 베트남(―3.2%) 중동(―39.8%) 지역 대상 수출 감소 폭이 컸다.
올 들어 한국의 수출액은 1월 22.3% 증가했지만 2월 4.0% 늘어나는 데 그치며 증가율이 둔화했다. 이달 들어 열흘 동안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관세청은 3월 초 조업일수가 전년보다 0.5일 적었던 점을 최근 수출 감소의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하루 평균으로 환산한 수출 증가율도 올 2월 17.3%에서 3월 들어 3.5%로 크게 줄었다.
민간에서는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추가 관세를 매기는 ‘미국발(發)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면 수출 감소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높은 무역의존도를 고려하면 관세 전쟁의 충격 때문에 한국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올해 경제 전망은 글로벌 통상 전쟁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한국 경제가 상반기(1∼6월) 흐름이 좋고 하반기(7∼12월) 흐름이 나빠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현안 완화’란 표현을 쓰며 올해 통상 분쟁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외환경은 당초 전망과 정반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업 수출 쪽에서도 정부의 예상과 어긋나는 부분이 많다. 정부는 올해 글로벌 경기 개선에 따라 반도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3월 자동차 수출은 1∼10일 전년보다 9.6% 줄었다. 4월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커지면서 ‘북한 리스크’ 가 당초 예상보다 완화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경제 분야에서 수출 충격을 상쇄하기는 쉽지 않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3월 수출 감소는 환율 요인이 크지만 앞으로 통상 이슈가 수출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양한 정책 대안을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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