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핵사찰 로봇’에 한국산 채택 가능성 높아져

동아일보

입력 2018-03-13 03:00 수정 2018-03-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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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개발 ‘핵연료 점검 로봇’
IAEA경연 최종 3팀에 뽑혀
현장시험 기술 실증땐 실제로 투입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로봇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공식 핵사찰 로봇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달부터 IAEA와 함께 원자력연 로봇·기기진단연구실 박종원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핵연료 점검 로봇(SCV)’에 대한 실증시험 논의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호주에서 열린 ‘IAEA 로보틱스 챌린지(IRC)’ 본선에서 SCV가 영국, 헝가리팀의 로봇과 함께 최종 3개팀에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IAEA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핵 이용을 위해 주기적으로 사찰 요원을 세계 원자력 시설에 파견해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고방사능 시설에서 방사선 피폭 우려와 최근 원자력 산업 성장으로 인한 업무량 증가로 사찰에 어려움이 따르면서 사람을 대체할 로봇을 공모하기 위해 이번 대회를 주최했다. 대회에는 지상로봇과 수상로봇 2개 부문으로 나뉘어 17개국 27팀이 참가했다. 지난해 8월 예선을 거쳐 지상로봇 8팀, 수상로봇 4팀 등 총 12개팀이 본선에 진출했지만 SCV를 포함한 수상 로봇 3팀만이 본선을 통과했다.

선정된 로봇은 향후 현장 적용 시험을 거쳐 기술이 실증될 경우 IAEA 요청에 따라 제품으로 제작, 수출돼 실제 사찰 업무에 투입된다. SCV는 본선에서 참가 로봇 중 유일하게 IAEA가 제시한 모든 실험을 완수했다. 그만큼 제품화될 가능성도 높은 셈이다.

우선 수상로봇은 수심 10m 이상의 핵연료 저장 수조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면서도 정확하게 핵연료를 관측, 진단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각지로 항공 운송을 해야 하는 만큼 가벼워야 하고, 쉽고 빠르게 제염(방사능 오염에 노출된 로봇을 씻는 과정)이 마무리돼야 한다.

SCV 주행속도는 초당 30cm 이상으로 경쟁 로봇보다 2, 3배 빨랐다. 박 연구원은 “수조 내 펌프가 만들어내는 대류를 거슬러 이동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길이 45cm, 폭 34cm, 높이 25cm인 SCV의 무게는 11kg. 5분 내에 수조에 설치해 운용할 수 있고 작업 후 제염도 간편하다. 노트북이나 태블릿 PC에서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쉽게 로봇을 조종할 수 있게 했다.

원자력연은 올해 중으로 실제 원전 내부에서 사용후핵연료 사찰 작업을 수행하는 등 SCV의 성능을 시험할 계획이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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