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최저임금 여파 올 고용 2만명 줄듯”

이건혁기자

입력 2018-01-22 03:00 수정 2018-01-22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신규취업 32만→ 30만명 감소 예상… 성장률은 0.05%P 올라 3% 전망”

올해 최저임금이 16.4% 상승한 여파로 신규 고용이 최대 2만 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한국은행이 전망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충격이 단기적이라고 보는 가운데 나온 중앙은행의 분석이어서 주목된다.

21일 한은의 ‘2018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취업자 수는 약 30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예년 수준인 6∼7% 선이었다면 신규 취업자 수가 32만 명에 이르렀겠지만 인건비 부담으로 사업주들의 고용 여력이 어느 정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은은 종업원 수가 30명이 넘는 사업장에서 신규 채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30명 이상 사업장은 정부의 최저임금 지원책인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할 수 없기 때문에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기존 직원의 근로 시간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은은 영업이익이 적거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적자로 돌아서는 기업도 고용을 줄일 우려가 있다고 봤다.

반면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83%가 쏠려 있는 30명 미만 사업장은 일자리안정자금 덕분에 고용 감소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소상공인과 영세 기업들이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하는 대신에 직원들을 자르는 식으로 대응한다면 고용 한파는 심해질 수 있다.

아울러 올해 경제성장률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당초 예상보다 0.05%포인트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에는 물가 상승 폭이 0.1%포인트에 그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소상공인이 임금 상승분을 물품 가격에 당장 전가하지 않을 것으로 본 셈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