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직장 내 ‘나이 역전’ 부정적 영향에 신경 써야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조교수

입력 2018-01-17 03:00 수정 2018-01-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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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직장 내 상사가 부하 직원보다 나이가 어려지는 이른바 ‘나이 역전’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출중한 스펙과 리더십을 갖춘 인재가 늘고 있는 데다 회사의 평가 시스템도 연공서열보다 성과를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남성의 2년 의무 복무규정 때문에 남성의 사회 진출이 여성보다 늦은 편이다. 그래서 여성 상사가 남성 직원보다 나이가 어린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런데 이 같은 직장 내 나이 역전 현상이 회사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최근 독일 연구진은 독일 기업들에서 나이 역전 현상이 심할수록 피감독 대상이 된 연장자들이 분노, 좌절, 혐오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많이 경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입사 전까지만 해도 가정이나 학교에서 나이 어린 사람에게 지시하는 일에 익숙했던 연장자들은 기업에서 어린 사람들의 감독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충격을 받았다. 그들이 겪은 이 같은 감정은 회사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구 결과는 회사가 나이 역전 현상에 따른 근로자들의 감정 변화에 신경 써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업은 점점 나이에 따른 연륜보다는 다양한 사회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참신함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고 있다. 기업은 앞으로 직원들 간 나이 역전 현상이 심해질 경우를 대비해 직원들이 부정적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감정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예컨대 직원들에게 나이 역전에 따라 생긴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나이 어린 상사와 나이 많은 부하 직원이 같이 일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서로 잘못된 방식으로 행동하고 소통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일상적인 의사소통 과정에서 서로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상사-부하 관계에서 나이는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조교수 ksmoon@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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