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원 상품권 갈등’…땅끝∼완도노화 뱃길서 무슨 일?

뉴스1

입력 2017-08-11 10:32:00 수정 2017-08-11 10: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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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노화농협이 해남 땅끝(갈두항)에서 노화도(산양항)를 운항하는 여객선에 차량을 싣는 도서민들에게 지급하는 상품권(농협사업이용권)과 홍보 현수막. 2017.8.10./뉴스1 © News1
해남 땅끝마을. (해남군 제공) © News1

완도 노화농협이 해남 땅끝(갈두항)에서 노화도(산양항)를 오가는 여객선에 실리는 도서민 소유 차량에 ‘5000원권 농협 상품권’을 지급하면서 불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경쟁선사와 노화도 지역 소상공인들은 농협이 불공정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완도 노화농협 “도서민 요금 경감 차원서 지급”

사건의 발단은 2015년 7월 노화농협의 여객운송업 한정면허가 일반면허로 바뀌고, 대형 여객선을 들여와 기존의 일반 여객선사와 경쟁하면서 시작됐다.

한정면허는 ‘농협 카페리선은 화물차량과 운전자, 화주, 농수협 조합원이 소유하는 자동차와 동승자로 한정한다’는 해운법 시행규칙에 묶여 조합원도 차량이 없으면 승선이 불가능한 것을 말한다.

하지만 관련 규칙이 바뀌면서 농협도 일반선사와 똑같이 경쟁할 수 있게 됐고, 노화농협은 농협 소유 여객선에 실리는 도서민 소유 차량 1대당 운송료 경감 차원에서 노화농협 하나로마트를 이용할 수 있는 5000원권 상품권(농협사업이용권)을 지급했다.

올해들어 7월까지 지급된 상품권 금액만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노화농협 이재인 전무는 11일 “차량 도선요금을 경감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많았고, 이를 반영해 비료나 농약 등을 살 수 있는 경제사업 이용권을 지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두∼산양 구간 여객선 운임은 일반인 6500원, 도서민 5400원, 도선료(중형승용차 기준) 1만8000원이다.

◇경쟁선사·소상공인들 “농협의 갑질” 반발

이에 경쟁해운사는 지난해 10월 “노화농협의 5000원 농협사업이용권 지급은 부당하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공정위에 제소했다.

이어 노화도에서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12명도 지난 3월 노화농협을 공정위에 제소했다.

이들은 “농협이 우월적 지위와 경제력을 통해 사업이용권 제공을 통한 저가공세를 앞세워 부당하게 경쟁사업자인 우리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공정위는 경쟁해운사가 제기한 진정에 대해서는 “농협이 제공하는 이익이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춰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과대하지 아니한 점, 또한 소비자의 후생증대 효과가 크고 공익적인 측면이 있다는 점을 들어 무혐의 처리했다”고 회신했다.

다만 공정위는 “농협이 제공하는 이익이 계속적, 반복적이고 제공액수가 증가추세에 있는 점, 농협의 소매업종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장래의 법 위반 예방을 위해 ‘주의 촉구’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들의 제소와 관련해서는 현재 공정위가 심의 상정을 위해 1차 현지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뾰족한 해법 없어 갈등 골 깊어질 듯

공정위의 판단을 근거로 노화농협의 상품권 지급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고, 경쟁선사와 소상공인들의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사안과 관련해 현재까지 뾰족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지역사회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노화농협은 농협사업이용권 대신 지역상품권이나 전통시장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이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 도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갈두항과 산양항의 매표소를 농협이 인수해 주민들에게 도선료를 직접 할인해주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이마저도 어촌계와 협의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공정위 역시 후발사업자인 농협이 상품권을 지급하는 행위가 ‘경쟁사업자를 배제할 목적으로 원가이하로 판매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으나 현행법상 부당하거나 과다하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소상공인들이 제기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해치고, 영세한 경쟁사업자에게 중대한 피해를 발생시켜 생존권을 위협하고,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공정위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완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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