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후 67년만의 한국은행 이사…“영화 같은 장면은 없어요”

뉴스1

입력 2017-05-19 11:48:00 수정 2017-05-19 11: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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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한국은행 본관이 이사 준비로 시끌벅적합니다. 6·25 전쟁 때 잠시 본관을 임시 이전했고, 67년 만에 다시 자리를 잠시 떠나야 합니다. 대략 3년 정도 자리를 비우고 2020년 상반기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한은 본부가 위치한 곳은 예로부터 덕수궁과 태평로가 한눈에 굽어 보이는 언덕으로 한양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었다고 합니다. 1945년 광복 후 우리나라는 경제적 혼란에 빠졌고, 수많은 논의 끝에 1950년 6월12일 한은이 중앙은행으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하지만 창립 10여 일 만에 6·25 전쟁으로 한은은 본점을 부산 등으로 옮기면서 전쟁 수행 자금지원 등 전시상황에 대처했다고 합니다. 휴전 후에는 금융지원으로 전쟁 복구에 나섰고,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 추진,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금융 선진화 등에 앞장서는 등 한은은 우리나라 근현대사 경제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한은이 이번에 삼성 본관으로 이사하는 것은 낡은 내부 시설을 고치고 별관을 재건축하기 위해섭니다. 공사가 끝날 때까지 한은은 삼성 본관 빌딩에서 2020년 상반기까지 업무를 봅니다.

전날부터 발권국 부서를 시작으로 이삿짐 옮기느라 분주합니다. 각종 서류부터 복사기, 에어컨 등 짐을 옮기기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발권국은 22일부터 강남 본부에서 업무를 시작합니다. 삼성 본관으로 이사하는 부서도 주말부터 6월까지 순차적으로 이동합니다.

한은 본관을 잠시 떠나다 보니 금고도 텅텅 비었습니다. 10조원의 행방은 어떻게 됐느냐고요? 강남 본부로 이미 옮겼습니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한밤중 극비 운송 작전’을 기대했다면 오산입니다. 막대한 현금을 한꺼번에 옮기면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한은이 설 명절 등 화폐수급 작업 때마다 본부 금고에 들어오는 돈을 줄이고, 부분적으로 강남본부 금고에 넣는 방식으로 옮겼습니다.

한은 직원들도 감회가 새로워 보입니다. 지금의 한은 모습을 추억하고자 기수별로 송현동산이나 한은 본관에서 사진 찍는 모습이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한은 본관에선 추억의 사진전도 마련했습니다. 곳곳에 한은의 67년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물품도 많이 전시하고 있는데, 지금은 볼 수 없는 여직원 사무복 변천사도 엿볼 수 있습니다. 창립 이후부터 1992년 5월까지 42년 동안 하복·동복 2종류를 약 2년마다 품평회를 거쳐 선택한 사무복을 입었다고 합니다.

한은 본관 15층 금리 결정 등 한은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 벽에 걸려있는 그림도 한동안 볼 수 없습니다. 새로 옮겨가는 삼성 본관의 천장 높이가 한은 본관보다 낮아 아쉽게도 새로 꾸며지는 금통위 회의실 벽면에는 설치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경제통계국, 외자운용원 등 한은 본관 길 건너편에 위치한 별관 식구들은 이번 이사에 함께하지 않습니다. 대신 셔틀버스를 운행해 총재에게 결재를 받기 위해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진풍경(?)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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