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실장급 또 사의…560조원 운용 ‘빨간불’

뉴스1

입력 2017-04-21 06:23:00 수정 2017-04-21 06: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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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2017.3.7/뉴스1 © News1

나가는 사람은 잇따르는데 들일 사람 찾기가 쉽지 않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얘기다. 최근 안태일 채권운용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장급(센터장 포함) 인사 8명 중 3명이 공석이다. 지난달부터 진행 중인 신임 운용역 채용도 적격 지원자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 노후자산 60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안 실장이 맡았던 국내 채권 운용부문의 운용자산은 281조원. 전체 운용자산의 절반이 넘는다.

안 실장은 삼성화재를 거쳐 2000년 기금운용본부에 입사했다. 약 13년을 채권 운용분야에 몸담은 채권통으로 알려졌다. 채권운용실장은 2012년부터 맡았다. 국민연금이 대우조선 회사채를 사들일 때 채권운용 책임자였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우조선 사태를 겪으면서 퇴직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직 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장급 8명 중 3명이 ‘공석’…신입 채용은 적격자 ‘부족’

국민연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주식운용실과 운용전략실, 채권운용실, 운용지원실, 대체투자실, 해외증권실, 해외대체실 등 7개 실과 리스크관리센터 조직을 두고 있다. 이 중 해외증권실장과 해외대체실장이 현재 공석이다. 안 실장까지 셈하면 핵심 참모진 8명 중 3명이 비어있는 셈이다.

지난해 30명의 인력이 무더기로 빠져나간데다 지난 2월 전주 이전을 전후로 추가 인력 유출도 있어 현재 기금운용본부 운용인력은 220~230명으로 추정된다.

지난달부터 진행 중인 운용역 공개채용도 순탄하지 않다. 30여명 선발에 300명 이상 지원했지만 절반가량이 ‘자격 미달’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종면접을 남겨두고 있지만 목표 인력을 다 뽑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들린다.

인력 채용을 미룰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운용역을 230명으로 보면 1인당 운용자산 규모는 2조4300억원에 달한다. 국민연금 자산이 2014년 400조원에서 최근 600조원 가까이 증가했으나 운용인력은 200여명에서 230여명으로 30명 늘어난 게 전부다. 본부의 전북 전주 이전과 업계보다 낮은 보수 등이 기금운용본부를 피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 내 계약이 만료되는 운용역은 5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세계 3대’ 연기금 2022년 ‘1000조’ 예상독립성·전문성 확보 시급

국민연금은 일본,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 규모 연기금이다. 국민연금 운용자산은 2022년 1000조원, 2043년 250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몸집이 커진 만큼 사람이 더 필요한 건 순리다. 국민연금 수익률은 2200만 가입자의 노후 보장에 핵심 중 핵심이다. 좋은 인력 없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나 대우조선 사태에서 불거진 연기금의 독립성 확보 문제도 있다.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눈여겨볼 만하다. 개정안은 기금운용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금운용 관련 회의록을 공개하고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에게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문 자문기구를 강화하거나 아예 공사 형태로 독립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국회에 발의된 국민연금 관련 개정안만 10건이다.

독립성 확보를 위해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기금운용위원회 20명 중 12명이 가입자 대표로 전문성보다 대표성을 강조했다”며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구조다. 무자본특수법인으로 공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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