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업 10조원 쏟아부은 롯데 ‘진퇴양난’

김현수기자

입력 2017-02-23 03:00 수정 2017-02-23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사드부지 제공 거부 사실상 힘들어… 中보복 피해 시나리오 점검 돌입

롯데그룹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다. 롯데상사가 소유하고 있는 롯데스카이힐컨트리클럽(성주골프장)이 사드 부지로 지정되면서 ‘진퇴양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10여 년 동안 중국 사업에만 10조 원을 쏟아부었다. 국내 안보와 직결된 사드 부지 제공을 거부하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중국 사업을 완전히 접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롯데상사는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중에 이사회를 열어 사드 부지 제공 여부를 결정한다.

롯데는 내부적으로 사드 부지 제공 확정 후 가능한 피해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대한 신규 투자는 사실상 멈췄다. 가장 걱정하는 것은 그간 ‘경고’ 수준이던 중국 정부의 사드 관련 조치가 ‘보복’으로 확대될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다. 롯데는 중국 현지에서 3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국의 롯데면세점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성주골프장이 사드 부지로 지정되자마자 중국 전역의 150여 롯데그룹 사업장은 중국 정부로부터 세무조사, 소방점검, 위생점검 등을 받았다. 세무조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 승인이 임박하자 중국 관영 매체는 공개적으로 롯데를 비판하고 있다. 롯데 한 관계자는 “아직 중국 일반 소비자들은 사드 문제를 잘 모른다. 중국 언론까지 나서 롯데와 사드 문제를 부각하면 이 여파가 소비자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걱정”이라고 전했다. 매년 3월 15일 ‘세계소비자 권리의 날’에 중국중앙(CC)TV가 방영하는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 롯데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