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펴지 못한 이재용의 ‘뉴삼성’ 꿈…‘올스톱’

뉴스1

입력 2017-02-17 05:58:00 수정 2017-02-17 09: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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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뉴삼성’의 꿈도 올스톱됐다. 인수합병(M&A)과 스타트업 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던 이 부회장의 구상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암초에 좌초된 셈이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17일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라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 이재용의 ‘뉴삼성’, 채 펴지 못한 꿈

이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르며 그룹 총수로서 첫 발을 뗐다. 지난해 5월 삼성전자 회장 타이틀만 남기고 문화재단, 공익재단 이사장 등 부친 이건희 회장이 맡고 있던 공식 직함 3가지 가운데 2가지를 이어받았다.

특히 오늘 삼성을 있게 한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을 대체할 화두로 ‘뉴삼성’을 제시했다. 올해가 사실상 ‘뉴삼성’의 원년이었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취지에서 ‘스타트업’이란 기치도 올렸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됐다. 수십년간 힘겹게 쌓아올린 글로벌 기업 이미지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

당장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 선임 이후 첫 작품인 하만(Harman) 인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만은 17일 오전 9시(현지시간)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매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신성장동력인 자동차 전장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 최대 전장기업인 하만을 80억2000만달러(약 9조3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삼성은 물론 국내 기업 M&A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하만 지분을 보유한 펀드와 일부 소액주주들이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며 반발하고 있어 주총 통과를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만의 최대주주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뱅가드그룹으로 8.87%를 보유하고 있고 프라이스어소시에이츠 지분율도 8.05%에 이르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 소식까지 전해진다면 소액주주들의 반대 여론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삼성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M&A를 추진했다. ‘속도’를 따라 잡기 위해 자체 기술개발과 육성을 고집해 오던 전략을 과감하게 수정했다.

M&A는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됐다. 지난 2014년 8월 인수한 IoT 플랫폼 업체인 스마트싱스는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와 사물인터넷 플랫폼 아틱으로 연결됐다.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성 페이는 2015년 인수했던 모바일 결제전문업체 루프페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었다.

지난해에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조이언트와 인공지능(AI)플랫폼 개발업체 비브 랩스도 인수했다. 모두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없어서는 안될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이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 IT업계에서 삼성은 M&A에 가장 소극적인 회사 가운데 하나로 분류됐었다”며 “하지만 최근 3년 사이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M&A에 나서면서 평가가 달라졌고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회사들이 삼성을 찾아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사업재편·지배구조 개선도 올스톱

이 부회장 구속으로 활발하게 진행되던 사업 재편과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콘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있지만 회사 매각이나 M&A는 총수의 결단이 있어야만 가능한 영역이다.

삼성은 그동안 사업재편에 큰 공을 들여왔다. 특히 “잘 하는 것에 투자하자”는 지론을 가진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사업재편에 가속도가 붙었다.

삼성은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한화에 매각했고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 등 남은 3개 화학 계열사를 롯데에 넘겼다. 삼성그룹의 포트폴리오에서 화학 사업은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29일 이사회를 통해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향후 6개월 정도 기간 동안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예상대로라면 오는 5월 말까지 지주회사 전환 윤곽이 나오는 셈이다.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회사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일반지주회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배구조 개선은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필수적인 작업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뉴삼성’을 완성시켜줄 핵심 작업의 하나로 접근했다는 후문이다. 지배구조가 개선돼야만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신념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구속으로 당장 눈에 보이는 경영공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후유증은 2~3년 후에 상상 이상의 크기로 현실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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