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은 웃고, 코오롱·한미약품은 울고

정용운 기자

입력 2019-07-15 05:45 수정 2019-07-15 05:45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 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했지만, 한미약품은 2015년 다국적 제약사 얀센과 맺은 1조 원 규모의 기술수출이 반환돼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제공|유한양행·한미약품

■ 제약·바이오 업계 상반기 결산

유한양행 1조 원 규모 기술수출
한미약품, 반대로 계약해지 악재
코오롱도 인보사 논란, 신뢰 잃어


제약·바이오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한양행은 대규모 기술수출 소식을 알렸고, 정부는 제약·바이오산업 집중 육성과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반면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 한미약품의 계약 해지 등 잇따른 대형 악재도 터졌다.

상반기 제약·바이오 시가총액은 6월 말 기준 28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조1000억 원(-12.3%) 줄었다. 코스닥 업종 중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차세대 산업으로 무궁한 성장 가능성을 가졌지만 기회와 위기가 공존했던 제약·바이오의 상반기 이슈를 되돌아본다.


● 기술수출은 ‘계속’

유한양행은 1일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 원대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발표했다. 간질환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의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으로 계약금만 4000만 달러(약 462억 원)에 이른다. 마일스톤 지급액(기술료)을 최대 8억3000만 달러(약 9596억 원)까지 수령하면 총 8억7000만 달러(약 1조58억 원)인초대형 계약이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은 비만 환자와 당뇨병 환자에게 발병할 확률이 높으며, 현재 치료법이 없어 의학적 수요가 높은 분야다.

정부는 4월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에 4779억 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제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 2년차 계획으로 지난해 4324억 원에 이은 투자다. 5월에는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과 혁신신약, 의료기기 개발 등을 위해 정부 R&D 투자를 2025년까지 연간 4조 원 이상 확대한다는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도 발표했다.


● 신뢰회복은 ‘필수’

상반기에 유난히 대형 악재가 많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품목허가 취소를 7월 3일 확정했다.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를 받아 큰 기대를 모았으나 주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와 다르고 코오롱생명과학의 자료 일부가 허위로 밝혀져 논란이 터졌다. 코오롱생명과학이 “고의적인 조작이나 은폐는 결코 없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말 2조6000억 원에 달했던 인보사 개발사 코오롱티슈진의 시가총액은 주식거래정지 직전 4896억 원으로 줄 정도로 파장이 컸다.

한미약품은 유한양행과 반대로 2015년 임상 1상에서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던 비만·당뇨치료제(HM12525A) 신약 후보물질의 권리가 반환되는 악재를 만났다. 당시 얀센이 한국·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독점 판권을 갖는 9억1500만 달러(약 1조500억 원)의 대형 계약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미 수령한 계약금 1억500만 달러(약 1230억 원)는 돌려주지 않아도 되지만, 권리 반환으로 기술수출이 무산돼 신약에 대한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