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언덕 오를 때 무릎이 시큰거리나요
김윤종 기자
입력 2018-04-26 03:00 수정 2018-04-26 03:00
‘퇴행성관절염’ 예방-대처
“뚜두득.”
화창한 봄날에 스포츠나 레저를 즐기다가 무릎을 부여잡는 사람들이 많다. 운동만 하면 아파오는 관절이 항상 문제다. 대한정형외과학회가 정한 ‘관절염의 날’(4월 28일)을 맞아 ‘퇴행성관절염’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전문의들에게 물었다.
○ 아침마다 관절이 뻣뻣하다면…
퇴행성관절염(골관절염)은 뼈의 끝부분을 덮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증세다. 40대부터 관절이 퇴행해 60세 이상 남성은 9.6%, 여성은 18%나 겪게 된다. 고령층이 아니더라도 스포츠 중 부상으로 퇴행성관절염을 겪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또 다른 주요 관절염인 ‘류머티스관절염’과 확연히 다르다. 류머티스관절염은 면역 체계가 관절을 외부에서 침입한 나쁜 물질로 오해해 공격하면서 생기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염증과 함께 관절 주변이 두꺼워지면서 신체 양쪽의 같은 관절에서 대칭적으로 통증이나 형태 기형이 발생한다. 반면 퇴행성관절염은 한쪽 관절에서만 증세를 보인다.
퇴행성관절염의 가장 큰 증상은 ‘통증’이다. 연골에는 신경이 없어 주로 관절 주변의 관절막이나 인대, 뼈, 근육 등에서 통증이 생긴다. 아침에 일어날 때 관절이 뻣뻣해지는 경직 현상이 나타나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신체 모든 관절에서 나타나지만 주로 체중이 많이 실리는 무릎에서 발생한다. 이 외에 엉덩 관절(고관절), 손가락 관절, 발목 관절, 척추 관절 등에서 생긴다. 무릎의 경우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지면서 점차 다리가 둥글게 휜다. 심해지면 무릎 모양이 변하고 허리 통증을 동반한다.
손가락에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면 빨갛게 붓고 아프다가 나중에는 마디가 굵어진다. 고관절에 관절염이 생기면 사타구니 부분이나 무릎에서 대퇴부 앞쪽으로 통증이 심해진다. 통증은 부기를 동반한다. 관절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평상시보다 많은 물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퇴행성관절염이 심해지면 관절에서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뼈와 뼈 사이 연골판이 찢어지거나 관절 안에 돌아다니는 연골 조각 또는 뼛조각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증세를 보이면 엑스레이를 찍고 혈액검사와 관절액 추출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 잘못 운동하면 연골 더 파괴
퇴행성관절염은 완치가 불가능하다. 진행을 늦추고 통증을 줄이면서 관절 기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통증이 악화되지 않는 범위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운동해 관절이 굳는 것을 막아야 한다. 연골의 영양 공급은 관절을 움직일 때 일어나는 만큼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다. 수영이나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유산소운동은 좋지만 장시간 걷기나 달리기, 등산, 농구나 축구 등 격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문영완 정형외과 교수는 “관절에 무리가 없도록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한편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며 “잘못된 운동 방법은 연골을 더 파괴하는 만큼 전문의로부터 운동 방법을 처방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심한 경우 약물 혹은 수술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약물 치료로는 소염진통제나 일명 ‘뼈주사’라고 불리는 스테로이드 주사가 있다. 건강보조식품인 글루코사민이 퇴행성관절염에 좋다며 사 먹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글루코사민은 관절 연골의 구성 성분이다. 하지만 이를 복용한다고 노화된 관절 연골 속 글루코사민이 다시 증가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불충분하다.
관절이 아예 파괴됐다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관절 안의 염증성 물질을 제거하거나 무릎 관절 전체를 인공 관절로 바꾸는 ‘인공 관절 전치환술’을 받을 수 있다. 무릎 관절 중 관절염이 심한 부위에만 인공 관절을 집어넣는 ‘인공 관절 반치환술’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김종민 정형외과 교수는 “인공 관절은 심각한 합병증이 있을 수 있어 수술 전 의사와 환자 모두 충분한 고민과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뚜두득.”
화창한 봄날에 스포츠나 레저를 즐기다가 무릎을 부여잡는 사람들이 많다. 운동만 하면 아파오는 관절이 항상 문제다. 대한정형외과학회가 정한 ‘관절염의 날’(4월 28일)을 맞아 ‘퇴행성관절염’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전문의들에게 물었다.
○ 아침마다 관절이 뻣뻣하다면…
퇴행성관절염(골관절염)은 뼈의 끝부분을 덮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증세다. 40대부터 관절이 퇴행해 60세 이상 남성은 9.6%, 여성은 18%나 겪게 된다. 고령층이 아니더라도 스포츠 중 부상으로 퇴행성관절염을 겪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또 다른 주요 관절염인 ‘류머티스관절염’과 확연히 다르다. 류머티스관절염은 면역 체계가 관절을 외부에서 침입한 나쁜 물질로 오해해 공격하면서 생기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염증과 함께 관절 주변이 두꺼워지면서 신체 양쪽의 같은 관절에서 대칭적으로 통증이나 형태 기형이 발생한다. 반면 퇴행성관절염은 한쪽 관절에서만 증세를 보인다.
퇴행성관절염의 가장 큰 증상은 ‘통증’이다. 연골에는 신경이 없어 주로 관절 주변의 관절막이나 인대, 뼈, 근육 등에서 통증이 생긴다. 아침에 일어날 때 관절이 뻣뻣해지는 경직 현상이 나타나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신체 모든 관절에서 나타나지만 주로 체중이 많이 실리는 무릎에서 발생한다. 이 외에 엉덩 관절(고관절), 손가락 관절, 발목 관절, 척추 관절 등에서 생긴다. 무릎의 경우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지면서 점차 다리가 둥글게 휜다. 심해지면 무릎 모양이 변하고 허리 통증을 동반한다.
손가락에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면 빨갛게 붓고 아프다가 나중에는 마디가 굵어진다. 고관절에 관절염이 생기면 사타구니 부분이나 무릎에서 대퇴부 앞쪽으로 통증이 심해진다. 통증은 부기를 동반한다. 관절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평상시보다 많은 물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퇴행성관절염이 심해지면 관절에서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뼈와 뼈 사이 연골판이 찢어지거나 관절 안에 돌아다니는 연골 조각 또는 뼛조각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증세를 보이면 엑스레이를 찍고 혈액검사와 관절액 추출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 잘못 운동하면 연골 더 파괴
퇴행성관절염은 완치가 불가능하다. 진행을 늦추고 통증을 줄이면서 관절 기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통증이 악화되지 않는 범위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운동해 관절이 굳는 것을 막아야 한다. 연골의 영양 공급은 관절을 움직일 때 일어나는 만큼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다. 수영이나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유산소운동은 좋지만 장시간 걷기나 달리기, 등산, 농구나 축구 등 격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문영완 정형외과 교수는 “관절에 무리가 없도록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한편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며 “잘못된 운동 방법은 연골을 더 파괴하는 만큼 전문의로부터 운동 방법을 처방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심한 경우 약물 혹은 수술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약물 치료로는 소염진통제나 일명 ‘뼈주사’라고 불리는 스테로이드 주사가 있다. 건강보조식품인 글루코사민이 퇴행성관절염에 좋다며 사 먹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글루코사민은 관절 연골의 구성 성분이다. 하지만 이를 복용한다고 노화된 관절 연골 속 글루코사민이 다시 증가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불충분하다.
관절이 아예 파괴됐다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관절 안의 염증성 물질을 제거하거나 무릎 관절 전체를 인공 관절로 바꾸는 ‘인공 관절 전치환술’을 받을 수 있다. 무릎 관절 중 관절염이 심한 부위에만 인공 관절을 집어넣는 ‘인공 관절 반치환술’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김종민 정형외과 교수는 “인공 관절은 심각한 합병증이 있을 수 있어 수술 전 의사와 환자 모두 충분한 고민과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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