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만개 약물효과 통달… ‘AI 약사’ 나온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8-04-17 04:00:00 수정 2018-04-17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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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처방AI ‘딥DDI’ 개발
약물-다른 물질 상호작용 예측
환자에 부작용 없는 음식 추천… 최적효과 맞춤형 약물 처방까지
“식이요법 설계 등에 큰 도움”


국내 연구진이 특정 약물이 음식이나 건강보조제, 약물 등 다른 성분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일종의 ‘AI 약사’ 역할을 하는 셈으로 이 AI가 상용화되면 환자 식단과 기존 복용약 등을 고려해 부작용이 없고 효과는 높은 맞춤형 약물을 처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팀은 약물 간의 상호작용을 92.4%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AI인 ‘딥디디아이(DeepDDI)’를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6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딥DDI는 약물 A를 약물 B와 함께 사용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그 원인, 약물 효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성분, 약리적 현상 등을 예측할 수 있다.

부작용 없이 최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체 약물 후보도 예측 가능하다. 이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약물 2159종의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터베이스(DB) ‘드러그뱅크’에서 실험적으로 밝혀진 19만1878쌍의 약물 간 상호작용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다. 딥DDI는 음식에 포함된 물질 등 약물이 아닌 다른 성분들과의 상호작용도 예측한다.

기존에는 의사나 약사가 약물 간 상호작용을 일일이 확인해 처방했다. 때문에 약물 조합이 많아 경우의 수가 대폭 늘어나는 경우에는 정확한 예측이 어려웠다. 또 환자의 평소 식습관이나 기존 복용약 등을 전부 다 고려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 교수는 “딥DDI는 두 약물 간의 구체적인 약리작용에 대해서도 예측할 수 있다”며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상호작용을 예측하거나 단순히 현상으로만 알려졌던 부작용의 원인을 밝히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딥DDI의 예측 원리는 이렇다. 관심 있는 약물 A와 약물 B를 딥DDI에 입력하면 먼저 시스템이 판매가 허가된 약물들과 두 약물 간 구조적 유사성과 상호작용을 각각 비교 분석한다. 이때 약물의 상호작용은 약물의 대사작용 감소, 약물의 인체 흡수율 증가 등 약물 간에 나타나는 86가지 작용으로 분류된다. 이렇게 추출한 약물 A와 B의 특징 데이터는 8개 층으로 이뤄진 심층인공신경망(DNN)을 통과하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상호작용을 예측한다.

이때 예측 결과는 ‘A는 B와 만나면 약물의 대사 작용이 줄어들 수 있다’와 같은 영문 문장으로 출력된다.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교수는 “기존에도 유사한 AI가 있었지만 정확도가 훨씬 낮았다”며 “딥DDI는 환자 맞춤형 약 처방과 환자의 식이요법 설계 등 헬스케어와 정밀의료에는 물론이고 효과적인 신약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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