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엔딩]<10>증상별 여드름 치료의 골든타임은?
동아일보
입력 2017-12-15 09:53 수정 2017-12-15 09:58
최근 북한 귀순병 치료를 맡아 화제가 된 이국종 의사. 그는 각종 사고로 생명이 위급한 중증외상환자의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1년에 약 350회 정도 헬기를 타고 환자를 이송한다고 했다.
이처럼 골든타임은 각종 사고에서 악화를 막는 시간을 뜻한다. 흔한 여드름에도 치료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발 빠른 치료가 얼굴에 흉터를 남을 확률을 줄여준다.
지난 1년간 필자의 피부과를 방문한 여드름 초진 환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8.7%가 ‘여드름이 발생한 지 3년 이상 됐다’고 답했다. 대부분 피부과 방문 시기를 몰라 방치한 것이다. 여드름은 방치할 경우 만성화로 이어져 치료하기 까다롭다. 늦은 치료는 흉터 자국을 남겨 원래 피부로 되돌리기 어렵다. 증상별 여드름 치료의 골든타임을 지켜야하는 이유다.
여드름의 가장 초기 단계인 ‘좁쌀여드름’은 자국이나 흉터 없이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골든타임이다. 모공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 피지와 노폐물, 각질이 쌓여 생긴다. 일반 여드름에 비해 크기가 작고 울긋불긋한 염증성도 없어 무시하고 넘기거나 쉽게 손으로 짜기 쉽다. 염증성이 없어 대부분 가볍게 사라지지만, 간혹 여드름 균이 침입해 염증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좁쌀여드름 상태일 때 각질과 피지 등을 녹이는 스케일링이나 공기압 광선 치료 등으로 염증 여드름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붉은여드름’은 좁쌀여드름에 침투한 균이 피지를 분해하면서 주변의 모낭벽이나 진피를 자극해 염증을 유발한다. 볼록 튀어나온 붉은 염증은 외관상 눈에 띄기 쉽고 통증과 열감도 있다. 하지만 곪지 않은 상태여서 스스로 짜려하면 오히려 상처만 생기기 쉽다. 이럴 땐 레이저 치료로 염증을 완화하는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염증이 노랗게 된 ‘화농성 여드름’ 단계는 자국이나 흉터 없이 본래의 피부로 완전하게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이미 노란 고름이 피부 깊숙이 가득 차, 살짝 만 건드려도 흉터를 남길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고름이 터지지 않았을 때 피부과를 찾아 전문적인 치료와 관리를 받아야 한다.
여드름은 단계별 치료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만큼 생활관리도 중요하다. 우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휴대전화, 반려동물 털을 만진 뒤에는 손을 꼭 씻어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관자놀이나 턱은 본인도 모르게 긁다가 손톱으로 뜯는 경우가 많은데, 손톱을 짧게 깎으면 무의식적으로 뜯는 것을 방지하고 위생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이상준 박사(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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