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면 스트레스 1.9배 높아진다

정용운 기자

입력 2017-05-23 05:45 수정 2017-05-2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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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연에 관한 오해와 진실

비흡연자보다 우울·자살충동 두배 많아
순한 담배·전자 담배도 해롭긴 마찬가지
몸무게 때문에 흡연? 오히려 몸에 치명적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인포그래픽스 제216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 흡연자 중 47.1%가 최근 1년 내에 금연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들은 스트레스(55.3%), 담배 피던 습관(30.4%), 금단 증세가 심해서(9.0%) 금연을 지속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이들을 위해 금연 결심을 다시 한 번 할 수 있도록 흡연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알아본다.


● 흡연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No!

흡연을 하면 스트레스가 감소된다는 믿음은 흡연에 대한 착각일 뿐이다. 담배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니코틴은 흡연 시 7초 이내에 뇌에 도달해 쾌감이 드는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시켜, 순간적으로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아주 짧다. 오히려 20∼40분이 지나면 니코틴 금단 증상으로 흡연 충동을 일으킨다. 니코틴 수치가 감소하면 금단 증상으로 나타나는 불안과 스트레스 정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흡연자가 담배를 다시 찾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하루 한 갑 이상 흡연하는 국내 성인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비교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흡연자의 스트레스 인지 정도는 비흡연자에 비해 1.9배 이상 높다. 2주 이상 우울 상태가 지속될 우려는 1.7배, 자살 생각은 2.0배 많아진다고 보고됐다.


● 순한 담배·전자 담배는 몸에 덜 해롭다? No!

금연 실패의 또 다른 주요인은 ‘흡연 습관’이다. 담배의 니코틴·타르 성분이 습관성 중독의 주범이다. 순하다는 담배, 전자 담배, 향이 첨가된 담배를 피우면 몸에 덜 해롭고 중독성도 적다는 것도 착각이다. 순한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 보충을 위해 더 깊이, 더 많이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타르가 적은 담배가 판매되어도 연간 폐암 사망률에는 변화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전자 담배도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자담배에 들어있는 니코틴, 포름알데히드 등 특정 발암 물질이 기화를 통해 최대 19배 함량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가향 담배가 향 중독성이 강해 일반 담배보다 더 위험하고 끊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흡연을 오래 해서 금연하기엔 늦었다? No!

담배는 끊는 순간부터 이득이다. 국내 남성 폐암의 90%는 흡연에 의해 발병했다. 흡연은 방광암, 췌장암, 인·후두암, 자궁경부암, 식도암 등 각종 암의 발생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금연하고 10년만 지나도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10% 이하로 감소한다. 흡연 남성이 암으로 사망할 위험도는 비흡연 남성보다 폐암 4.6배, 후두암 6.5배, 식도암 3.6배 높다.


● 금연하면 살찐다? 한 달 정도 지나면 회복

금연하면 금단 증상을 보상하기 위해 과자나 사탕을 즐기고, 식욕이 커져 음식을 이전보다 많이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보통 금연 후 평균 2∼3kg 정도 몸무게가 늘어나기도 하지만, 한 달 정도 지나면 식욕도 원래 상태로 돌아오고 운동 능력도 향상된다. 오히려 금연 뒤 운동을 하면 살이 빠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몸무게를 핑계로 흡연을 지속하면 폐암을 비롯해 심장 질환, 뇌졸중, 성인병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 흡연은 단순한 습관 아닌 중독성 질환

금연에 성공하려면 최소 3개월 이상 의료진 치료가 필요하고, 이후 1년 이상 금연 유지를 지속해야 한다. 담배는 서서히 줄이기보다는 한 번에 끊고, 껌·은단 복용, 산책 등 흡연을 대체할 만한 습관을 만드는 것도 좋다. 2015년부터 금연 약물 치료에 건강보험이 지원된다. 누구나 보건소·병의원에서 의료비 부담 없이 전문 의료진에게 금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니코틴 중독이 심해 외래 치료만으로 금연이 어려운 중증 흡연자는 병원의 입원 캠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된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흡연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중독성 질환이므로 성공적인 금연을 위해 보건소·병의원의 전문 의료진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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