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서울 카페쇼, “카페다가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방법”

입력 2015-12-03 09:30 수정 2017-01-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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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2일부터 4일간, 코엑스에서 ‘제14회 서울 카페쇼’가 열렸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커피 전시회가 아시아 커피 소비량 2위, 하루 평균 3백 톤의 커피를 마신다는 한국에서 열렸다는 것이 새삼 놀랄 일은 아니지만, 카페쇼를 가득 메운 인파와 다채로운 커피는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에디터 송현진 포토그래퍼 윤동길 촬영협조 카페다(070-7012-2707)


올해로 14회를 맞은 ‘서울 카페쇼’는 2002년, ‘국내 최초의 커피&차 박람회’라는 부제와 함께 시작되었다. 국내외 식음료 문화 전반을 소개했던 제1회 카페쇼는 현재 커피 원두부터 커피 제품, 디저트, 로스팅 기계, IT 기반 매장관리 시스템 등 카페 관련 산업의 모든 것을 다루는 대규모 박람회로 발전했다.

이번 카페쇼에는 4일 동안 많은 수의 관람객들이 다녀갔고 35개국에서 560개의 업체가 참가해 총 2,000여 개의 부스가 열렸다. 각 부스에서는 로스팅한 커피를 한 잔씩 건넸고 부스 앞은 그 맛을 맛보기 위해 멀리까지 줄을 서는 사람들, 시음 후에 포장된 커피를 사 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밖에 유명한 디저트 가게, 커피에 어울리는 찻잔, 생두를 구별하는 기계 체험, 외국에서 온 바이어들의 모습도 적잖이 볼 수 있었다. 행사가 열리는 4일 동안 큰 규모의 박람회답게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 올스타즈, 한국바리스타챔피언십, 교육 프로그램인 커피트레이닝스테이션, 커피아트 대결인 월드 라떼아트 배틀,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되었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카페다 커피의 비결

행사장 3층 D 부스에 있던 ‘카페다’는 유난히 커피향이 짙었다. 특히 ‘카페다 유기농 하우스블렌드’와 ‘카페다 유기농 에스프레소’는 뛰어난 맛과 향으로 커피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난 상태다. 더욱이 카페다는 2016년 ‘월드 슈퍼 바리스타 챔피언십’ 공식 커피로 지정될 만큼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원두를 볶은 후 자체 제작한 봉투 상태에서 3주가 지난 커피를 사용하면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만들 수 있어요.”

한 집 건너 하나씩 카페가 생기는 요즘, 커피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카페다의 인기 비결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카페다의 김병희 상무이사는 여러 비법 가운데 3주가 지난 원두를 사용하여 제조하는 커피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김병희 상무이사는 커피와 도넛으로 유명한 글로벌 D 기업 로스팅 담당자 1인 선발시험에서 이례적으로 만점을 받은 굉장한 스펙의 소유자이다.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커피의 신선도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요. 두 가지 방법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데 그라인딩하지 않은 홀빈 커피와 그라인딩 이후 발산되는 가스에요. 그라인딩(재료를 작은 입자로 부수는 일) 하지 않은 홀빈 커피(갈지 않은 원두커피)는 개봉하면 하루만 지나도 변해요. 장소와 환경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커피는 다공질로 이루어져 있어서 외부의 냄새와 습도를 흡수하는 성질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커피는 공기와 습도, 온도에 민감하므로 포장에 신경 써야 하고 사용할 양만큼 개봉하는 것이 중요해요. 또 보관에 있어서도 건냉한 곳을 선택해야 하고요.” (김병희 상무이사)

그라인딩 이후 발산되는 가스의 측면에서 보면 커피는 좀 더 복잡하다. 가스는 원두로 남아있을 때 보다 분쇄된 상태에서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한다. 이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과정에 있어 많은 영향을 주게 되는데 갓 로스팅한 커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 시 ‘쿨럭’거리면서 추출되는 현상이 그 예다. 이때는 커피가 매우 역동적인 상태인데, 커피는 로스팅 후에 2주 동안은 가스 활성화가 활발히 이루어지며 점차적으로 안정화시기에 접어들게 된다.

“저희 카페다 에서는 2달이 지난 원두라 하더라도 향미의 변화 과정에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 신선도를 잃었다곤 생각하지 않아요. 커피는 살아있는 유기체거든요. 그리고 최소 2주일(권장 3주일)부터 커피는 본격적으로 안정화되기 시작해요. 이때부터 고객에게 음료로 접대하는 커피는 갓 볶은 커피에서 느끼기 힘든 감칠맛과 유분의 끈적이는 단맛을 경험할 수 있어요.” (김병희 상무이사)

살아있는 종자 상태의 커피 생두가 있다. 이것이 발아하려면 최초 수분흡수 과정이 필요한데 카페다는 이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보이지 않는 세포를 발아시키는 것처럼 깨워보자는 것이 연구의 시작이었다.

발아 과정을 거친 커피는 더욱 부드러우며 갓 수확한 생두에서 느낄 수 있는 풍미와 맛을 내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연구하였고 이를 공법화하여 현재 ‘플레이버 인젝션 공법’ 이라는 이름으로 특허 출원 중에 있다. 아마 카페다의 부스에서 유독 진한 커피 향이 난 것은 카페다의 이러한 전략들 때문일 것이다.

“대량생산되는 공장의 대형 로스팅 기계의 경우 생두 한 알 한 알에 대한 검증은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저희 같은 스몰 로스터들은 생두 한 알 한 알을 살피며 일일이 벌레를 먹었거나 곰팡이가 낀 콩들을 다 골라내죠. 그러니깐 품질이 우수하고 맛이 균일할 가능성이 더 커져요. 이러한 원두를 오랜 연구 끝에 최고라 자부하는 블렌딩 조합과 로스팅 기법으로 맛있고 깊은 향을 내는 커피를 추출하는 것이죠.” (김병희 상무이사)


“학창시절에 아버지께서 삼형제가 함께 일하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큰 힘이 될 거라 하셨는데… 실제 삼형제가 함께 일하면서 아버님께 큰 감사를 드리고 있어요.”

자연을 생각하는 유기농 커피

2008년, 김병희 상무이사는 당시 IT 업계에 있던 형, 김병훈 대표와 함께 커피 사업을 기획했다. 고난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들만의 철학으로 지금의 카페다를 이뤘다. 이날 카페다와 거래하고 있는 일본의 ‘칼리타’ 카페 부스에는 삼형제 중 막내인 김병호 부장이 있었다. 일본에서 공부를 마친 그는 카페다의 무역 업무를 맡고 있다.

“유기농 커피 전문점은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카페와 차별화되어 매우 경쟁력 있는 컨셉이에요. 카페다는 단순 유기농커피전문제조점이 아닌 실천적 환경운동 본부로서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어요. 카페다는 독일에 본부가 있는 세계유기농운동연맹(IFOAM)의 정식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매년 유기농 커피를 판매한 비용의 일정 부분을 이 단체에 기부하고 있어요. 판매 수익을 기부할 수 있는 것은 카페다의 유기농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들 덕분이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때 카페다의 제품, 사람, 정신도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페다 김병호 부장)

원두 하나하나, 커피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다 만든 후에도, 카페다는 커피에 관련된 모든 것을 꼼꼼히 챙기고 연구한다. 그 덕인지 카페다의 커피는 ‘진짜’ 맛있었다.

지구의 한 구성원으로서 빌려 쓰는 지구를 후손에게 건강하게 물려주는 데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는 카페다. 인터뷰를 마친 김병희 상무는 다시 카페다 부스로 돌아가 커피를 내리고 그들의 커피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건넸다.

여유 있는 미소와 농담도 잊지 않았다. 선물로 받은 카페다의 원두를 손에 들고 있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진한 커피향은 행사장을 나오는 데까지 전해졌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amede.net), 취재 김수석 기자(kss@egihu.com), 촬영 윤동길 사진기자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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