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탈엔 쑥·종기엔 느릅나무…전남 전통지식 찾았다

뉴시스

입력 2019-04-25 07:11 수정 2019-04-2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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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자원관, 전남 어르신들 면담해 2539건 발굴


 종기가 나면 느릅나무 껍질을 붙이고 두드러기엔 볏짚을 태운 연기를 쐬면 좋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전라남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고흥·여수와 무등산·월출산국립공원 지역의 구전 전통지식을 조사해 생물자원 340여 종의 전통지식 2539건을 발굴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조사는 사라져가는 전통지식을 보전하고 산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추진됐다.

전남 지역 조사는 2010년 지리산국립공원, 2017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신안·진도·완도 지역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연구진은 이 지역 마을 106곳에 거주하는 어르신 299명을 대상으로 개별 또는 집단 면담 방식으로 조사를 벌였다. 어르신의 평균 연령은 79.1세다.

조사 결과 관속식물과 어류, 무척추동물에 속하는 340여 종의 생물자원이 약용·생활용·식용·어로용·제충용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굴한 2539건과 그간 두 차례 조사로 찾아낸 3017건을 더해 총 5556건의 전통지식을 상대적 인용빈도와 문화적 중요도 등 4가지 가치지수로 분석했다.

가치지수별 공통적으로 상위권에 든 생물자원은 쑥, 느릅나무, 벼, 쇠무릎, 호박 등이었다.

특히 배탈·설사나 복통 또는 코피가 날 때 쑥즙을 마시기나 쑥잎을 으깨 붙이기, 부스럼이나 종기에는 느릅나무 껍질 붙이기, 두드러기에는 볏짚을 태운 연기 쐬기, 허리나 무릎 관절이 아플 때는 쇠무릎 뿌리를 달여 먹기, 아기를 낳은 뒤 몸이 부을 때는 호박을 먹기 등이 눈에 띈다.

소변이 자주 마려우면 가물치 고아 먹거나 허리가 아플 때 왕지네를 섭취하는 등 동물자원을 활용한 사례도 찾아냈다.

생물자원관은이번에 발굴한 전통지식을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통합관리시스템’(species.nibr.go.kr)에 등록·관리한다. 지금까지 등록된 전통지식은 10만여 건에 이른다.

서흥원 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은 “생물자원 전통지식은 잠재가치가 있어 산업적으로 활용하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전통지식을 가진 정보제공자의 고령화로 점차 잊혀져가고 있는 만큼 국립공원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를 2020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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