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닳고 닳은 내 무릎 연골이 살아났어요

홍은심 기자

입력 2017-08-23 03:00 수정 2017-08-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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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포커스] 무릎 퇴행성관절염

《직장인 신모 씨(53). 걷거나 오래 서 있으면 왼쪽 무릎이 욱신거린다. 특히 계단이나 경사진 길을 오르내릴 때면 힘이 무척 든다.

신 씨는 무릎 치료를 위해 동네 병원부터 대학병원까지 다니며 다각도로 치료법을 찾았다. 하지만 대부분 진통제를 처방하거나 수술을 권유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제인 ‘카티스템’ 이식수술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작년 3월. 신 씨는 왼쪽 무릎관절에 줄기세포 이식수술과 휜다리 절골술을 동시에 받았다. 수술 뒤 1년이 지난 지금, 신 씨의 무릎은 수술 전보다 95%까지 호전됐다.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등산이나 가벼운 운동도 가능하다.


무릎관절 보호하는 연골

무릎은 우리 몸의 체중을 지탱하고 보행을 책임진다. 무릎관절은 일상생활 속에서 쉼 없이 움직이며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은 서서히 마모된다. 결국 뼈가 직접 부딪치면서 무릎에 염증과 통증을 일으킨다.

무릎 퇴행성관절염 초기에는 약한 통증을 느끼고 춥거나 습기가 많은 날 악화된다. 운동할 때 쉽게 피로하고 운동장애나 관절 주위에 압통이 생기기도 한다. 증상이 나타난 뒤 방치하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가벼운 등산을 할 때 관절이 시큰거리고 불편함을 느끼다가 잠시 쉬면 호전되기도 한다. 평지를 걸을 때 점점 힘이 들고 무릎 뒤쪽 오금 부위가 당기기도 하고 관절염이 더 심해지면 걷기가 불편하고 자주 무릎이 부어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게 된다.

결국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어지고 무릎 통증이 계속해서 나타나 걷기와 같은 기본 동작이 어려워져 생활에 불편을 느낀다. 관절염이 아주 심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다리 형태가 O자형으로 변해 걸음걸이가 이상해지고 안쪽 무릎관절에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중년과 노년에 많이 생긴다. 노인들이 자주 말하는 “뼈 마디가 쑤신다”는 것은 보통 퇴행성관절염 때문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무리한 운동이나 비만 등으로 젊은층에서도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늘고 있다.


구부리거나 펴기 어렵다면 병원 찾아야

퇴행성관절염은 연골 손상이 경미한 초기엔 발견하기가 어렵다. 연골에는 신경세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돼 통증이 나타나면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무릎에 통증을 느낀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무릎을 구부리거나 펴기 어렵고, 걷거나 서 있으면 아프고, 휴식을 취하면 잠깐 통증이 완화되거나 무릎이 붓고, 물이 찬 듯한 느낌, 무릎을 움직일 때 소리가 난다면 진단을 받아야 한다.

퇴행성관절염 초기라면 물리치료와 약물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중기 이후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연골 재생시키는 줄기세포 이식수술

무릎 연골은 쓸수록 닳아 없어지는 소모성 조직이다. 노화가 빠르고 손상 시 자연치유가 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로 초기에는 약물과 물리치료를 시행했다. 중기나 말기에는 인공관절을 이용한 수술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수술 뒤 통증과 부기가 심해 다량의 진통제가 필요하고 건강한 연골까지 모두 제거해야 하는 단점이 있어 최근에는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 무릎 줄기세포 치료를 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카티스템은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해 연골을 재생시키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다. 외과적 수술을 통해 연골 조직에 5mm 안팎의 구멍을 낸 다음 줄기세포가 담긴 약을 채워 넣는다. 3개월 이후부터 연골조직이 자라기 시작한다. 카티스템은 2014년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수술을 받고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면서 유명해졌다.

무릎 줄기세포 이식수술은 ICRS(연골결손 정도에 대한 국제표준기준)에서 아주 심한 상태인 4등급인 경우에만 수술이 가능하다. 정상 관절 연골은 손상시키지 않고 손상된 부위에만 수술을 하기 때문에 정상 상태로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인공관절과 같은 금속을 관절에 삽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염이나 금속물 해리 같은 합병증 우려가 적다.

세계 최초로 카티스템 이식수술을 상용화한 선정형외과의 임상 결과 내용을 살펴보면 80∼95%의 연골재생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박재영 선정형외과 원장은 “퇴행성관절염이 말기까지 진행된 경우라면 어쩔 수 없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하지만 그 이전 상태라면 줄기세포 이식술과 함께 O자형 등 다리 축 변형이 있는 환자에겐 휜다리 절골술을 병행할 수 있다”며 “카티스템은 생물학적 재생치료 방법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선정형외과의 박재영 원장과 선승덕 원장은 5년 간 줄기세포 이식수술 유효성 평가 설문을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한일 슬관절 절골술 심포지엄’에 줄기세포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의 만족도가 평균 90%에 해당한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선정형외과에 따르면 2012년 4월∼2017년 6월 줄기세포 이식수술 534건 중 65세 이상의 고령환자 80∼95%가 만족했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이 심하게 진행된 경우 무릎 내 연골 손상 정도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X선 촬영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도 받아야 한다. 무릎관절의 연골손상 부위를 개방한 뒤 투여하므로 전 과정은 엄격한 무균 조작하에 실시한다.

카티스템은 퇴행성 또는 반복적 외상으로 인한 골관절염 환자의 무릎 연골결손 치료에만 사용한다. 류머티스관절염 등 만성 염증성 관절 질환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수술 후 6주간은 수술한 무릎에 하중을 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후 점진적으로 보행연습을 한다.

박 원장은 “퇴행성관절염은 지속적으로 방치하게 되면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통증 발생 초기에 적극적인 대처를 한다면 연골 병변의 악화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 줄기세포 이식수술이란?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가 1년 후 연골이 생성됐다. 선정형외과 제공
성체 중간엽 줄기세포에서 순수 분리 배양된 세포 치료제를 손상된 연골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마취 후 일차적으로 관절 내시경을 통해 관절 연골 손상을 확인한다.

먼저 줄기세포 연골(카티스템)과 히알루론산액을 혼합해 상온에서 30분 정도 놓는다. 손상된 관절연골을 따라 3cm 정도 피부를 절개해 환부를 노출시키고 연골 결손부에 2∼3mm 간격으로 5mm 안팎의 구멍을 만든다. 적절한 지혈을 한 후 혼합된 약을 연골 결손부의 구멍에 채운다. 수술 시간은 1시간 정도.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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