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의 개들 무료로 치료해주는 수의사

노트펫

입력 2017-01-20 18:06 수정 2017-01-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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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보다 더 취약한 존재는 노숙자의 반려동물이다. 노숙자의 반려동물을 무료로 치료하는 수의사 루비 쇼록을 반려동물 전문 매체 더 도도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루비는 영국 스코틀랜드 항만도시 글래스고에서 노숙자 반려동물 무료진료소 ‘트러스티 퍼스 클리닉(Trusty Paws Clinics)’을 운영하는 수의사다.

그녀는 지난 2014년 말 23세 나이로 무료진료소를 열었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어머니가 집에서 대를 이어서 동물보호소를 운영하던 것을 보고 자란 루비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수의학을 전공하던 루비는 노팅엄대 수의학과가 노숙자 반려동물 무료 진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런던을 비롯한 대도시에는 노숙자를 위한 반려동물 무료진료소가 있었지만, 글래스고에는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고향에 직접 무료진료소를 만들었다. 지난 2015년에는 런던 매럴리번에 있는 웨스트 런던 미션 감리교회에 2번째 진료소도 열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와 잉글랜드 브리스틀의 무료진료소 개업도 도왔다.

개업 후 현재까지 글래스고 무료진료소에서 치료한 개만 최소 100마리라고 한다. 반려견 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을 다 치료한다. 다만 노숙자들이 가장 많이 기르는 동물은 역시 반려견이다.

노숙자들이 클리닉을 찾는 것을 꺼리지 않도록, 그녀는 클리닉을 최대한 편안하게 만들고자 노력한다. 루비는 “그들은 만난 이들 고객 중 가장 친절한 고객이고, 도움에 매우 감사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고객이 노숙자 에디다. 에디는 갓 개업한 클리닉을 찾아와, 스태포드셔 잡종 ‘타라’와 ‘브루노’를 맡겼다. 당시 타라는 과체중에 예방접종도 받지 않은 데다, 끊임없이 꼬리를 흔들었다. 예방접종과 수술을 받고,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줄여, 현재 건강하게 지낸다.

하지만 브루노는 부신피질 호르몬 과다분비 질환인 쿠싱 증후군 진단을 받아,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났다. 클리닉 직원들이 에디와 타라를 후원한 덕분에, 에디는 브루노를 잃은 슬픔을 극복했다.

타라와 브루노의 치료비는 약 289만원(2000파운드)으로, 모두 기부금으로 메워진다. 지역 수의대가 기부금 행사를 열기도 하고, 아마존, 페이팔 등 기업 후원도 있다.

루비는 “에디는 그의 개들에게 전적으로 헌신하고, 항상 도움에 매우 감사한다”며 “모은 돈을 트러스티 퍼스에 기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숙자들은 도움 받은 데서 그치지 않고, 은혜를 갚기 위해 클리닉의 모금을 돕는다. 8살 된 라사 압소 반려견 ‘캐스퍼’를 키우는 노숙자 데이비드는 자원해서 판다 복장을 하고, 모금 행사를 했다.

루비는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IFAW)상을 수상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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