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학대` 논란에 휩싸인 '반려견 영화'

노트펫

입력 2017-01-20 16:08 수정 2017-01-20 16:1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개의 전생을 다룬 영화 ‘개의 목적(국내 제목 ‘어 도그스 퍼퍼스’)’이 동물 학대 논란으로 개봉 전에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의 영화 관람 거부운동 탓에 오는 21일 예정된 영화 시사회가 취소됐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예뉴스 TMZ가 입수한 지난 2015년 촬영 영상에서, 영화 제작진은 세트장의 거친 물살을 보고 놀라서 도망가려는 독일 셰퍼드를 붙잡고, 억지로 물속에 집어넣는다.

이어진 영상에서 셰퍼드는 거친 물살 밑으로 가라앉고, 사람이 개를 구하러 들어간다. 그리고 “컷! 컷!”이란 목소리가 들린다.

이 영상을 누가 제보했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영화 제작사는 진위 여부를 문제 삼지 않은 것으로 보아, 현장 영상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국제 동물보호단체 ‘윤리적 동물 대우를 위한 사람들(PETA)’이 영화 관람 거부를 촉구했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격분했다.

영화 제작사 앰블린 엔터테인먼트와 배급사 유니버셜 픽처스는 지난 19일 밤 공동성명서에서 오는 21일 로스앤젤레스 시사회와 기자 시사회를 취소하고, 앰블린이 그 영상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영화는 오는 2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양사는 성명서에서 “앰블린이 심층 조사의 일환으로 보안요원, 조련사, 스턴트 코디네이터 등 영화 제작진들과 접촉해왔고, 저먼 셰퍼드 ‘헤라클레스’는 영화 촬영 중 다치지 않았다고 모두 확인해줬다”며 “우리 모두 실망했고, 앰블린과 유니버셜은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기리는 이 영화가 빛을 잃길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서 양사는 “헤라클레스가 모든 스턴트 신을 편안하게 찍을 수 있도록 며칠간 수중 신 리허설이 있었고, 그날 헤라클레스는 그 영상에 나온 대로 수중 신을 촬영하길 원치 않았다”며 “그래서 앰블린 제작진이 그 촬영을 더 진행시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양사는 현재 헤라클레스는 행복하고 건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이 영화에 참여한 제작진은 수치스러워했다. 영화 원작자인 W. 브루스 카메론은 페이스북에 “당신만큼 나도 그 비디오를 보고 동요했다”고 밝혔다.

이 영화의 감독인 라세 할스트롬도 트위터에 자신은 그 장면을 목격하진 않았지만 그 장면을 보고 “매우 심란했다”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그는 “우리 모두 영화 속 모든 동물에게 다정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동물 안전이 최우선 사항”이라며 “나는 평생 동물을 사랑한 사람이며, 어 도그스 퍼퍼스는 내가 감독한, 개에 관한 3번째 영화”라고 강조했다.

영화 속 개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배우 조시 가드는 트위터에 자신은 현장에 없었다며, “의지와 반하는 상황에 놓인 동물을 봐서 슬프고 동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작진과 스튜디오에 해명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감시자로 이 영화에 참여한 동물보호단체 아메리칸 휴메인 어소시에이션(AHA)도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그동안 AHA 인증을 받으면, 동물을 대상으로 한 영화나 광고가 동물을 안전하게 대우했다고 봤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AHA 인증이 과연 믿을 수 있는지 의혹이 남았다고 피플 지(誌)는 지적했다.

AHA 대변인 마크 스투비스는 AHA 대리인이 영화 촬영 현장에 있었지만, 나중에 휴직하면서 공백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AHA는 “개가 물속에 뛰어들길 주저했을 때, 그 신을 중단해야만 했다”며 “독립적인 3자의 입장에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