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고혈압약에 유럽 ‘화들짝’ 미국은 ‘뒷짐’…왜?

뉴스1

입력 2018-07-12 07:31:00 수정 2018-07-12 07: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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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약국에 판매중지된 ‘발사르탄’성분의 고혈압약이 놓여 있다. © News1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섞인 고혈압 치료제에 대해 유럽의약품안전청(EM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MA는 즉각 해당 약을 회수조치한 반면 FDA는 ‘강건너 불구경’이다.

EMA는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만든 ‘발사르탄’ 성분의 원료의약품에 발암가능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밝혀냈다. 이에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 7일 서둘러 이 사실을 발표하고, 이 원료의약품 사용을 허가받은 219개 고혈압약에 대해 일단 판매중지 조치를 내렸던 것이다. 그런데 미국 FDA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전세계를 의아스럽게 만들었다.

세계 양대 의약품 감시기관인 EMA와 FDA가 이처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자, 이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설득력있는 분석은 ‘발사르탄’ 성분의 고혈압약은 모두 유럽의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가 만든 ‘디오반’의 제네릭(복제약)이기 때문에 EMA가 전면에 나섰다는 것이다.

12일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EMA 입장에선 노바티스가 스위스 기업이기 때문에 자국기업 보호 차원에서 이 문제를 터뜨리고 해당 제품 회수조치를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최근 약값을 낮추기 위해 제네릭을 활성화하려는 미국의 입장에선 굳이 이번 사건에 동조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간에 ‘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로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을 제약사는 오리지널 고혈압약 ‘디오반’을 제조하는 노바티스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는 ‘발사르탄’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 전면조사에 들어가면 약값이 더 비싼 오리지널로 처방이 쏠려 미국의 현재 정책노선과 상반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EMA와 FDA의 상반된 태도는 발암가능물질 NDMA을 바라보는 시각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 암연구소(IARC)가 사람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로 분류하는 ‘2A’ 등급에 속해 있다. 1급에 속하는 ‘벤조피렌’ 등의 성분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작용기전을 갖는다는 것이 규명됐지만 2A급 물질은 사람에게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아직 규명된게 없다.

이 때문에 FDA는 이를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얘기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은 집단소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칫 정부가 섣불리 뭔가를 조치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파장으로 치달을 수 있다”면서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2A등급인 NDMA에 대해 명확한 발암 가능성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판매중지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에 이어 두번째로 발암물질 고혈압약에 대해 판매중지 조치를 취한 식약처는 “NDMA가 실제로 해당 의약품에 얼마나 들어있는지 등 검사결과가 나와봐야 위해정도를 알 수 있다”면서 “이번 의약품 판매조치는 이에 앞서 선제적으로 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과 대만, 일본도 해당 원료가 들어간 의약품에 대해 유통금지를 조치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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