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시큰거리는 무릎, 한의학으로 수술 없이 치료한다

홍은심 기자

입력 2017-09-13 03:00 수정 2017-09-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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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포커스] 무릎 퇴행성관절염
손상되면 재발 잦은 무릎관절염

원리침으로 간단하게 통증 치료

“50∼60대에 무릎 수술하면

재발 가능성 높고 시기상 일러”


한의학에서는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무릎의 균형이 깨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건목 원장은 균형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통증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건목원리한방병원 제공


《박모 씨(63)는 무릎 통증이 심했다. 50대부터 시작된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지더니 진통제를 먹어도 좀처럼 가라앉질 않았다. 1년 전부터는 무릎이 붓고 제대로 펴지도 못하는 지경이 됐다. 걷기도 힘들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무릎 안쪽 통증이 심했다. 병원에선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된다고 했지만 부담스러워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던 중 무릎 퇴행성관절염 비수술 치료를 알게 됐다. 3번 정도 통증이 있을 때마다 시술을 받았더니 지금은 부기가 빠지고 절룩거림도 없어졌다. 무릎도 자유롭게 펼 수 있게 됐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차가워진 요즘. 중·장년층을 괴롭히는 질환이 있다. 무릎관절염. 뼈와 뼈를 연결하는 무릎 관절에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관절염은 낮은 온도와 높은 습도에 민감하다. 찬바람에 노출되면 관절주위의 근육이 경직되고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관상인대 손상은 심한 통증 유발

무릎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이다.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체중을 지탱해준다. 따라서 다치기도 쉽다. 움직일 때마다 힘을 받기 때문에 치료 뒤 재발도 잘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병원에서 가장 많이 치료 받는 부위 1위는 허리이고 2위가 무릎이었다.

넓적다리뼈(대퇴골)와 정강뼈 사이에 무릎 뼈(슬개골)가 있다. 무릎뼈에 있는 연골은 무릎이 잘 움직이게 완충작용을 한다. 연골은 원래 푸른색을 띠는 탄력 있는 조직인데 나이가 들고 퇴행이 시작되면 노란색으로 변하고 딱딱해진다. 연골이 단단해지면 충격에 갈라지고 찢어진다. 연골 손상은 관절을 자극해 염증을 만들고 통증을 유발한다. 통증을 인식한 관절 주변 물주머니는 무릎 손상을 방지하고 완충작용을 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수분을 만들어낸다. 무릎 부종이 생기는 이유다.


한편 무릎관절염과 통증은 보통 무릎 안쪽에 있는 관상인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그 다음이 앞쪽, 바깥쪽, 뒤쪽 순이다. 무릎 안쪽이 손상되기 쉬운 이유는 무릎을 구부릴 때 뒤로 들어가는 반달모양의 반월상(반월판) 연골이 무릎을 펴면 밖으로 나와서 연골을 싸고 있는 관상인대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이다.

반월상 연골은 넓적다리뼈와 정강뼈 사이에 있는 연골이다. 뼈를 지지하고 외부 충격을 흡수한다. 관절의 마모도 방지한다. 반월상에 과다한 힘이 가해지면 관상인대도 같이 손상된다. 관상인대는 반월상의 안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요한 것은 반월상 부위에서는 거의 통증이 유발되지 않는다. 통증을 지각하는 신경 분포가 적기 때문이다. 심한 통증은 대개 관상인대와 주변의 슬개지지대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반월상 연골보다 관상인대를 치료하면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다.


한번 손상되면 재발 많아

나이가 들수록 무릎관절의 연골이 변성되고 닳아 없어지면서 통증과 보행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젊었을 때 다쳤던 무릎 외상도 원인이 된다.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 인대손상, 골절이나 탈구, 비만, 다리가 휨, 감염 등을 오래 앓은 경우에도 이차적인 관절염이 진행돼 연골이 없어지고 뼈끼리 맞닿게 되면 지속적인 통증이 발생한다. 문제는 무릎은 한번 손상되면 치료가 어렵고 치료 후 재발도 많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연골 조직이 약해 무릎 염증 발병률이 높다.
원리침 시술 후 무릎 뼈가 제자리를 찾은 모습.

퇴행성관절염이 시작되면 서 있거나 걸을 때 통증이 발생하고 무릎을 움직일 때 소리가 날 수 있다.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힘들어진다. 관절조직이 두꺼워지고 관절액이 증가해 무릎이 붓는다. 점차 근육의 위축, 운동 제한 증상 등이 나타난다.

무릎 이상은 간단하게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다. 손등으로 발목에서 무릎까지 쓸어 올리면서 무릎에 열감이 느껴지는지 확인한다. 무릎뼈는 다른 곳보다 온도가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이 부분에 열감이 느껴지거나 부어 있으면 무릎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건목 이건목원리한방병원 원장은 “무릎을 펼 때마다 지속적으로 아프다면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무릎 균형 깨지면 관절염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경미해 휴식과 안정, 뜨거운 찜질, 진통소염제등의 약제로 통증 조절을 할 수 있다. 부종이 있거나 통증이 심할 때에는 간혹 스테로이드를 관절 내에 주사해 일시적인 증상의 경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보존적인 요법으로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을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즉, 관절경을 이용한 관절의 세척과 간단한 절제술 등을 할 수 있지만 초기에만 효과가 있고 퇴행성 변화가 현저히 진행되고 통증이 심할 때는 결국 인공관절 치환술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원리침으로 수술없이 통증치료


한의학에서는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무릎의 균형이 깨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건목 원장은 “한쪽은 과도하게 당기고 한쪽은 과도하게 오므라들어 관절 주변의 인대, 근육 등 조직들이 손상을 입게 된 것이 무릎 퇴행성관절염”이라고 설명한다. 이 원장은 무릎 퇴행성관절염 통증을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한다. 이 원장이 개발한 원리침은 특수 고안된 침으로 침 끝부분에 뭉뚝한 칼날이 있다. 칼날은 협착이 일어난 인대와 근육, 유착되고 상처가 들러붙은 만성통증 부위를 수술하지 않고 2∼3mm 정도만 절개를 해준다.

원리침의 치료 원리는 간단하다. 무릎의 유착을 풀어 균형을 맞추고 관절 간의 불필요한 마찰과 부적절한 근육 땅김을 없앤다. 유착된 근육 사이를 조금씩 벌려 공간을 확보하고 관상인대를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관절과 인대는 불필요한 자극이 사라지면서 충혈 증세와 염증이 줄어든다. 압박에서 풀린 관상인대의 통증도 완화된다.

연골이 찢어지면 찢어진 부위에 섬유화가 일어나 반월상 연골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연골이 닳은 부위에는 뼈가 자라(골극) 외부 압력을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자연치유의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때론 자란 골극이 인대를 누르면 통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원리침으로 사이 공간을 넓혀 관상인대를 압박에서 풀어줘 통증을 완화 한다. 원리침은 재발이 많은 무릎에 여러 번 시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원장은 “연골 손상은 20, 30대부터 시작된다”며 “50, 60대에 무릎 수술을 하기에는 재발률이 높고 시기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기마 자세, 무릎 강화


이 원장은 “관절염은 감기처럼 좋아지는 경우도 많아 평소 무릎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건강하게 유지해 자신의 무릎으로 오래 생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등산은 무릎 하중을 평지보다 7∼10배 더 받는다.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등산 전 체조나 스트레칭은 필수다. 급경사는 피하고 천천히 올라간다. 내려올 때는 무릎을 굽혀 최대한 충격을 적게 받도록 해야 한다. 양반다리를 하면 무릎 압력이 평소보다 2배 더 증가한다. 책상에 발을 올리는 습관도 좋지 않다. 무릎관절은 180도까지만 펴는 것이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책상 위에 다리를 과도하게 걸치면 무릎관절이 압박을 받아 관절 마모가 일어난다. 하이힐 착용은 체중이 무릎에 집중되면서 연골에 부담을 주고 무릎연골연화증을 일으킨다. 무릎연골연화증은 슬개골 아래에 있는 연골이 말랑말랑하게 연해지다 점점 소실되는 질환이다.

한편 무릎을 모아주는 기마 자세는 대퇴사두근을 강화한다. 대퇴사두근이 단단해지면 무릎이 쉽게 다치지 않는다. 무릎을 쭉 펴고 발끝을 머리 쪽으로 당겨주는 운동도 무릎 강화에 도움이 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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