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꼬마까지 스마트폰 중독

신수정기자

입력 2017-01-23 03:00 수정 2017-0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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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 중독비율 18%… 성인보다 높아… 60대이상 12%도 “없으면 못 살아”
부모가 중독이면 자녀도 따라가


 #1. 할머니 스마트폰으로 하루에 몇 시간씩 애니메이션을 본다. 그만 보게 하면 짜증 내거나 심하게 흥분하는 행동을 보인다.(유아)

 #2. 스마트폰 게임으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 부모의 지갑을 훔쳐 200만 원어치의 게임 아이템을 구입했다.(중학생)

 #3.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몰래 보다 선생님에게 벌을 받고 스마트폰을 압수당했다. 이후 친구의 스마트폰을 훔쳐서 사용했다.(고등학생)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조사한 스마트폰에 중독된 어린이와 청소년의 실제 사례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22일 ‘2016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3세 이상 69세 이하 스마트폰 이용자 1만 가구(2만4386명)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유·아동(3∼9세)의 스마트폰 중독 비율이 17.9%로 성인(20∼59세) 16.1%보다 높았다.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유·아동 비율은 2015년(12.4%)보다 5.5%포인트나 늘면서 조사 대상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스마트폰 중독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소년은 스마트폰 중독 비율이 30.6%로 전년보다 1%포인트 줄었으나 전 세대 중 스마트폰 중독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번에 처음 조사한 60대도 10명 중 1명(11.7%)은 스마트폰 중독이었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거나(현저성)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지 못하거나(조절 실패) △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문제적 결과) 현상을 말한다. 3가지 증상을 모두 보이면 고위험군, 한두 가지 증상을 보이면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17.8%로 전년(16.2%)보다 1.6%포인트 늘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부모와 생활하는 아이들이 일반 가정 아이들보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비율이 높았다. 부모-자녀 간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부모가 중독 상태인 경우 유·아동 자녀가 위험군에 속하는 비율은 23.5%, 청소년 자녀는 36%로 나타났다. 이는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겪지 않는 부모를 둔 유·아동 및 청소년들이 위험군에 속하는 비율보다 각각 6.2%포인트, 6.3%포인트 높은 수치다.

 스마트폰 주 이용 콘텐츠로는 메신저(94.5%)가 가장 많았고 이어 게임(81.3%), 웹서핑(73.7%) 등의 순이었다. 미래부는 이번 결과를 반영해 ‘2017년도 인터넷·스마트폰 바른 사용 추진계획’을 마련해 다음 달 말 발표한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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