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툭하면 어깨 탈구… “무리하게 뼈만 맞추면 안돼요”

차준호 기자

입력 2019-03-06 03:00 수정 2019-03-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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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정형외과 전윤상 교수(왼쪽)가 축구를 하다 어깨가 탈구된 이모 씨(30)와 수술 경과를 놓고 이야기하고 있다. 재발성 어깨관절 탈구 증상을 보인 이 씨는 관절내시경 수술을 받았다. 인하대병원 제공
축구 동호회 모임에 자주 나가는 이모 씨(30)는 최근 경기를 하다 넘어지면서 통증을 느꼈다. 골키퍼인 이 씨가 옆으로 몸을 날리며 공을 잡은 뒤 떨어질 때 다치지 않기 위해 왼손을 짚었는데 어깨가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씨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참다못해 인하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았다. 농구광인 김모 씨(29)도 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끼리 경기를 하다 돌진하는 상대 선수에게서 공을 빼내기 위해 오른팔을 휘둘러 공을 내려치다 팔이 빠졌다. 이후 어깨가 빠지는 증상이 되풀이됐다.

이 씨와 김 씨는 “어깨 탈구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정도로 고통이 극심하다. 탈구가 되면 내 팔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의 주치의인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전윤상 교수는 관절 내시경수술로 이들의 증상을 치료했다.

흔히 ‘팔이 빠진다’ ‘탈골이다’라고 불리는 질환은 어깨관절 재발성 탈구(脫臼)를 말한다. 어깨의 상완(上腕)관절이 한번 빠진 뒤에 반복적으로 빠지는 증상이다. 대부분 어깨 탈구는 외상성(外傷性) 전방 탈구로 강렬한 통증을 동반해 환자가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게 한다.

어깨 탈구 원인은 외부에서 가해진 물리적 충격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운동을 하다 심하게 넘어질 때 땅을 잘못 짚거나, 특정 동작을 할 때 어깨관절에 충격이 가해져 초래되는 경우가 많다. 어깨관절은 무릎관절과 달리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으므로 부상 위험도가 높다. 20세 이전에 탈구를 겪은 경우 재발성 탈구의 빈도가 높은 편이다. 관절전문학회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저널에 보고된 연구논문들에 따르면 20대 이전 어깨 탈구 환자의 90%가 재발성 탈구를 겪는다.

탈구가 발생했을 때 당장 억지로 뼈만 맞추려고 하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해 근본적인 치료와는 관련이 없다. 어깨가 빠지면 최대한 빨리 전문 의료진을 찾아 진료를 받은 뒤 어깨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인이 무리하게 어깨를 맞추게 되면 손상 부위의 골절이나 추가 손상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문의의 진료와 검사가 중요한이유는 탈구가 됐을때 보통 전방관절와순, 관절낭 같은 관절내구조물 과 뼈 손상등이 동반되며, 이로인해 재발성 탈구로 진행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탈구 이후 관리도 중요하지만 대개는 재발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수술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으로 파열된 구조물을 봉합해 복원하는 방식이다. 지속적인 탈구로 어깨뼈가 심하게 마모된 경우에는 뼈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식 수술 후 4주 정도는 보조기로 어깨관절을 보호한 뒤 스트레칭 요법으로 가동 범위를 서서히 늘리며 운동 강도를 점차 높여줘야 한다. 근력과 가동 범위 회복을 위해서는 튜빙밴드를 이용한 근력운동이 좋다.

전 교수는 “어깨관절을 보호하려면 주로 공을 던지거나 신체 접촉이 많은 운동을 할 때 어깨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하거나 충격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운동 전후 적절한 스트레칭을 통해 어깨를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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