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센병 여전히 발생… 지속적 관심 가져야

김인권 한국한센복지협회 회장

입력 2019-01-23 03:00 수정 2019-0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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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근 한국한센복지협회에서 세계한센병의 날을 맞아 공모한 포스터 당선작.
김인권 한국한센복지협회 회장
27일은 ‘세계 한센병의 날’이다. 이 날은 1954년 프랑스의 자선가이자 작가인 리올 폴레로가 편견이 심한 한센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높이고, 또 이 병은 쉽게 예방되고 치료될 수 있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알릴 목적으로 만들었다.

한센병은 한센균에 의하여 전파되는 감염병이다. 이 병은 인류가 알고 있는 가장 오래된 질병 중 하나이며, 수천 년 동안 환자들을 사회의 극한 편견에 서 있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제때 발견해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한 병이다. 그러나 진단 시기가 지연되고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 안면기형과 신경손상이 생긴다. 특히 손, 발 부위에 신경마비가 진행되면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이 경우 한센병의 치료는 끝났다 해도 장애 때문에 사회복귀가 힘들어 지속적인 치료와 보호가 필요하다.

30년 전 한센병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제가 도입된 뒤 세계적으로 한센병 유병률은 크게 줄었다. 2000년에 세계보건기구(WHO)는 환자의 수가 인구 1만 명 당 1명 이하로 줄어 이젠 더 이상 공중보건 문제가 아니라고 선언했다. 이에 대부분 나라에서 이 질병을 억제하기 위한 정치적, 재정적 노력을 줄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실제 한센병 발생 수보다 공식적으로 보고되는 환자 수는 훨씬 적다. 그리고 새로 진단된 한센병 환자의 수는 15세 미만의 어린이를 포함해 지난 10년간 연간 20만 명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다. 아직도 한센병이 전파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정부, 한국한센복지협회, 여러 한센사업 관계기관 등의 노력으로 신규 한센사업대상자의 수는 현저히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매년 10명 내외의 신규 대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한센병 유병률이 높은 국가에서 온 이주 근로자 중 한센병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생기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체 사업대상자의 평균연령이 2018년 말 78세를 상회하는 고령화와 더불어 한센병에 의한 장애에 대해 제공해야 할 의료서비스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따라서 한센병 치료와 예방에 보다 촘촘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 의료기관 협력 한센병 진단사업, 한센인 종합건강검진 프로그램 운영, 새로운 진단법 연구·개발 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된다. 또 한센병 장애인을 위한 재활수술, 보장구 지원 등 다양한 의료복지 사업에도 역점을 두고 추진되야 할 것이다.

2017년 세계적으로 21만671명의 사람이 한센병으로 진단받았는데, 이는 매 2.5분마다 1명이 생기는 꼴이다. 한센병으로 고통받는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세계적으로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 한센병 사업에 공헌해 준 관계기관 종사자들에게 ‘세계 한센병의 날’을 맞아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김인권 한국한센복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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