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수배'고양이 검거..체념한듯 두 눈 질끈 감아

노트펫

입력 2018-12-13 18:11 수정 2018-12-1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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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빈틈을 노려 탈출했던 고양이가 결국 검거됐다. 특히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두 눈을 질끈 감은 모습이 공개돼 폭소를 자아내고 있다.

고양이를 검거한 은지 양은 최근 한 온라인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언니가 미안…목욕하고 나서 도망가서 잡은 거예요!"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게재된 사진 속에는 온몸이 쫄딱 젖은 상태로 양팔이 붙들린 고양이의 모습이 담겼다. 꽉 감은 두 눈에서 고양이의 깊은 체념이 느껴진다.

사진 속 고양이 '망고'의 보호자인 고등학생 은지 양은 "망고가 목욕하는 게 싫었는지 순식간에 욕실을 탈출했다"며 "도망치는 망고를 잡으러 쫓아다니는데 그 모습이 꼭 물에 빠진 생쥐 같아서 계속 웃느라 잡기가 쉽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결국 엄마까지 합세해 겨우 잡을 수 있었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검거 이후 망고는 별다른 저항 없이 순순히 목욕을 마쳤다는데.

며칠 전 식사 중 물을 마시기 위해 잠시 자리를 뜬 은지 양. 짧은 순간이었지만 망고는 은지 양이 먹고 있던 우동을 결코 놓치지 않았다.

우동 그릇에 발을 넣고 맛을 본 망고는 우동이 입맛에 맞지 않았는지 이내 쿨하게 돌아섰다. 그러나 우동 국물이 이미 망고의 발을 적신 후였다.
다행히 우동이 식은 터라 다치지는 않았지만, 망고는 국물이 젖은 발을 아랑곳하지 않고 집안을 돌아다녔다.

사태를 파악한 은지 양은 망고의 목욕에 돌입했다. 평소 목욕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는 망고.

은지 양은 "망고를 목욕시키면 제가 씻는 건지 망고가 씻는 건지 모를 정도로 난리가 난다"며 "목욕을 할 때면 무조건 칭찬과 사과를 하면서 재빠르게 상황을 종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안해", "잠깐만", "기다려봐", "다했어"라는 말로 어르고 달래며 목욕을 시킨 은지 양.

그러나 그런 집사의 정성을 뒤로하고 망고는 탈출을 감행했고, 나름대로 긴박한 숨바꼭질 끝에 결국 어머니와 은지 양의 손에 검거되고 말았다.

이제 생후 4개월이 돼가는 공주님 망고. 은지 양은 망고와의 아찔했던 첫 만남을 소개했다.

약 3개월 전 외할아버지의 기일을 맞아 은지 양네 가족은 외가댁인 천안을 방문한 후 본가인 수원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의아하게 생각한 가족들이 차 주변을 둘러봤지만 어디에서도 고양이를 찾을 순 없었다.

울음소리를 가만히 따라가 보던 가족들은 소리의 출처를 확인하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은지 양의 어머니 차 범퍼 안에 작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던 것이다. 고양이는 구조대원까지 온 후에야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차 범퍼에 들어간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범퍼 안에서 두려움에 떨었을 고양이가 안쓰러웠던 은지 양네 가족은 결국 그길로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와 보살피게 됐다.

그리고 함께한 지 3개월, 범퍼 안 고양이는 어느새 망고라는 이름과 함께 은지 양네 집에 없어서는 안 될 가족이 됐다.

"길냥이 출신인데 사람을 잘 따르고 하악질 한 번 하지 않을 정도로 순둥이"라며 자랑이 끊이질 않는 은지 양의 얼굴에는 망고를 향한 애정이 가득했다.

"매일 잠들기 전 망고에게 우리랑 같이 오래 살자"고 말한다는 은지 양의 말처럼 함께 해온 시간보다 함께 할 시간이 더 많은 그들이 쌓아갈 행복한 추억이 궁금해진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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