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유해성 근거 있나” 담배회사 반발… 타르가 뭐길래?

김윤종 기자

입력 2018-10-11 03:00 수정 2018-10-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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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회사 필립모리스가 4일 국내 주요 신문 1면에 낸 의견광고. 이 회사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정부 조사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동아일보DB
“도대체 타르의 실체는 무엇인가요?”

4일 국내 신문의 1면을 본 흡연자들이 한 말이다. 담배회사가 이례적으로 신문 1면에 ‘의견광고’를 내면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유해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전자기기로 담뱃잎 고형물을 쪄서 증기를 피우는 제품을 뜻한다.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필립모리스는 이날 ‘진실을 알 권리’라는 제목의 의견광고를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분석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를 봐도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9가지 유해물질이 일반 담배보다 평균 90%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런데도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일반 담배보다 타르가 더 많이 나온 것만 강조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선 6월 식약처는 아이코스를 비롯해 글로(BAT코리아), 릴(KT&G) 등 궐련형 전자담배 3종을 분석한 결과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타르, 벤젠 등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필립모리스가 1일 서울행정법원에 발표 근거를 공개하라며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타르’를 둘러싼 담배회사와 보건당국의 대립이 첨예하다. ‘타르’는 담배연기 중 니코틴과 수분을 제외한 모든 물질의 복합체를 뜻한다. 핵심은 타르 양에 따라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더 혹은 덜 해롭다고 단언할 수 있느냐다. 식약처는 “타르 평균 함유량이 아이코스 9.3mg, 글로 4.8mg, 릴 9.1mg으로 3종 중 2종이 일반담배 타르 함유량(0.1∼8.0mg)보다 많았다”고 발표했다. 많은 타르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유해하다고 본 셈이다.

반면 필립모리스는 의견광고를 통해 타르는 불을 붙여 사용하는 일반 담배 연기에서만 나오는 물질로, 찌는 방식의 전자담배에는 적용할 수 없는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타르 함량이 많다고 더욱 유해하다는 논리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는 것이다. 필립모리스 측은 “정확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타르의 진실’이란 사이트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실제 WHO 2015년 보고서를 보면 “타르는 현재 기술로는 정확한 측정이 어렵고 유해 성분도 제각각이다”며 “타르 함유량이 1mg으로 표기된 담배가 10mg짜리 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타르 함유량은 유해성을 가리는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필립모리스 역시 이 보고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성규 국가금연지원센터장은 “WHO 보고서는 담배회사들이 ‘저타르’ 제품을 개발해 ‘덜 해롭다’며 판매하니 이에 대해 주의를 주기 위해 ‘타르의 적고 많음에 따라 유해성을 가릴 수 없다’고 한 것”이라며 “타르는 담배에서 나오는 찌꺼기의 총체인 만큼 그 안의 물질을 정확히 다 몰라도 그 총량이 많아지면 당연히 몸에 더 해로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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