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제품만이 살길”… 연구센터 준공해 신약개발 잇따라 성공

태현지 기자

입력 2018-08-10 03:00:00 수정 2018-08-1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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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파마

㈜한국파마 본사 전경.
㈜한국파마는 현재 세계 30여 개국에 50여 종의 완제 의약품을 수출하는 등 기술력과 생산력을 갖춘 의약품 전문 제조회사다. 정신신경용제, 소화기, 순환기, 호흡기 등의 전문의약품 생산에 주력하여 매년 성장을 거듭해 견실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영남대 약대 출신 박재돈 회장이 1974년 민생제약사를 인수해 재창업하고, 1975년 사명을 한국파마로 변경한 이래 현재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976년 부산 제약공장을 완공했고 1983년 서울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국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적극적으로 해외 공략에 나서면서 한국 제약사의 자부심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cGMP(강화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수준의 생산시설을 구축해 업계에 신선한 자극을 던졌다. 제조 분야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일찍이 도입한 것이다.

cGMP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인정하는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선진 GMP’로도 부른다. 글로벌 시야를 넓힌 덕분에 1996년 미국과 베트남, 홍콩 등에 의약품 수출을 시작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현재 본사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하고 있다. 공장은 경기 화성시에 있다. 올해 6월엔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복합단지 내에 신약연구센터 구축도 완료했다. 이로써 연구개발과 유통, 생산에 이르는 시스템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신약개발에 집중… 한국파마의 거침없는 도전

㈜한국파마의 쿠에티정
박 회장은 2000년 초에 독자적 제품을 보유하지 않으면, 심화되고 변화하는 제약 경쟁 환경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의 주변 지인들은 그가 남다른 추진력을 가진 경영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유의 과감한 실행력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한국파마의 크리콜론정
그 결과, 복용이 편리한 개량신약인 대장세정제 ‘크리콜론정’을 2012년에 선보인 데 이어, 하반기에는 국내 최초로 미니정제 12개가 충전되어 효과를 높인 고지혈증 치료제 ‘페노코린’ 캡슐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파마 측 관계자는 “인도의 연구개발(R&D) 전문회사인 비너스(Venus)와 공동으로 MRSA, VRSA 등 항생제 내성균을 완벽하게 억제하는 ‘sulbactomax’ 개발에 집중해 2019년 출시를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파마의 크리쿨산
한국파마는 지금까지의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신약개발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2014년에 경상대 김명옥 교수와 치매치료제 오스모틴의 기술 이전을 통해 한국파마의 전문분야인 치매치료제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파마의 파라멜산
2020년대 중반 이후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별 치료제를 개발해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1회 주사로 한 달간 약효가 지속되는 LAI(Long Acting Injection) 및 다양한 면역제제와 항암제 투여 시 신장세포의 손상을 방지하는 신약도 개발 중이다.

현재 10여 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으며 신약연구센터를 거점으로 신약개발에 가속도를 붙여 향후 10년 이내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개발하고 최적화된 개량신약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신약센터 준공으로 연구에 날개 달아

한국파마 신약연구센터.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복합단지 내 신약연구센터를 준공해 화제를 모은 한국파마는 대구시와 2013년 10월 첨복단지 내 연구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2014년부터 첨복단지에 소재한 신약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와 치매치료제 및 염증성 장질환 표적치료제 후보 물질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해왔다.

신약개발에 있어서 많은 협력을 진행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파마는 자체 연구센터 건립에 나서기로 하고 2017년 12월 12일 신약연구센터 준공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이후 약 6개월 만에 준공을 완료했다. 신약연구를 위한 준비기간을 거쳐 2019년 상반기부터 CNS계(치매, 우울증), 염증성장질환, 소화기계 등의 치료영역에서의 혁신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소야그린텍으로 의료기기 개발 사업서도 두각

박 회장은 한국의 제약과 의료산업을 확대하기 위해선 의료기기 개발에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1999년 창업한 회사가 ‘소야그린텍’이다. 진공채혈관에 들어가는 핵심 원재료를 4년간의 개발 끝에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현재 세계적으로도 자체적으로 혈청 분리겔을 생산하는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박 회장은 “해당 제품을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수익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진행해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개발과정 뒷이야기를 꺼냈다. 소야그린텍은 꾸준히 감마선을 이용한 장치산업을 바탕으로 의료기기, 식품, 포장재 및 각종 용기 등의 멸균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소야그린텍은 ‘앰플랩(Ampulab)’이라는 브랜드로 임상검사 채혈 시 사용되는 진공채혈관의 제조 및 판매에서 분자진단 및 액상세포 진단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소야그린텍의 ‘앰플랩’은 국산제품으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적십자 혈액원의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과해 수입제품과 품질뿐만 아니라 핵심원료의 국산화를 통해 경제 성면에서도 경쟁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최종적으로 진공채혈관 적십자 혈액원까지 공급 되면서 국내 의료기기 소모품 시장에서 국산화의 폭과 범위를 더 넓혔다는 평가다.

현재 스페인, 포르투갈, 러시아, 불가리아, 태국 등 20여 개국 이상의 주요 국가에 수출을 하고 있고 액상세포 진단 장비 및 시약의 경우 올해 5월에 일본시장에서 의료기기 허가를 받아 판매를 시작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 한국파마 박재돈 회장 인터뷰

“과욕 버리고 매사에 최선을 다해… ‘진인사대천명’ 정신이 성공 이끌어”

한국파마 박재돈 회장과 박은희 사장(왼쪽).
한국파마와 소야그린텍의 연매출은 두 곳 모두 합쳐 올해 기준으로 700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제약 및 의료기기 사업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두 회사를 세운 인물이 바로 박재돈 회장이다. 그는 지속적인 성장과 신약개발 성과에도 담담하기만 하다. ‘진인사대천명(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뜻에 맡긴다)’으로 대표되는 그의 인생 모토와 경영철학을 조용히 되새길 뿐이다.

“과욕을 버리고, 결과에 승복하고, 과정을 중시해 올곧은 길로 나아가겠다는 결심이 진인사대천명이라는 한마디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미래 비전을 위한 목표달성 전략으로 지속가능 경영과 혁신, 고객만족, 인재육성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강조한다. 지속적인 변화가 생존과 직결된 제약회사가 느끼는 해당 키워드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속가능한 경영은 혁신에 달려 있고, 혁신의 목표는 고객만족이다. 인재를 길러내는 경영은 그 방법론이다. 미래비전을 위한 목표달성 전략은 구분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제약산업은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정부에 바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제약산업이 정부정책 측면에서 소외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제약산업을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육성 정책을 펼쳐준다면 글로벌 기업으로 탄생할 수 있겠죠.”

그는 구체적으로 해외로 진출하려는 제약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국내서도 해외시장을 누비는 글로벌 제약사를 육성하려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때라는 주장이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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