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폭행’ 부산대병원, 23차례 대리수술

강성명 기자

입력 2018-01-12 03:00 수정 2018-01-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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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에 수술 시키고 진료기록 꾸며… 특진비 1400만원 챙긴 교수 檢송치

전공의 상습 폭행으로 물의를 빚어 파면된 부산대병원 전 교수가 대리수술도 20차례 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11일 수술을 후배에게 시킨 뒤 자신이 한 것처럼 진료기록을 꾸민 혐의(사기 등)로 부산대병원 교수 이모 씨(50)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또 후배 전공의를 폭행한 혐의로 같은 과 전(前) 교수 신모 씨(39)와 현 조교수 고모 씨(34)를 상습상해 혐의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신 씨는 폭행 사실이 알려져 지난해 11월 병원에서 파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1∼10월 23차례에 걸쳐 자신의 수술 일정이 출장이나 외래진료 등과 겹치면 신 씨에게 수술을 지시한 혐의다. 경찰은 자신이 수술한 것처럼 진료 기록을 꾸며 23명의 환자에게서 특진비 약 1400만 원을 받은 것이 사기 혐의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이 씨는 경찰에서 “외래진료 탓에 어쩔 수 없이 후배가 수술하더라도 같은 병동 안에 있어서 응급 대처가 가능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2013년 8월∼2015년 9월 환자 관리를 제대로 못 한다는 등의 이유로 50여 차례에 걸쳐 후배 11명을 수술도구나 주먹, 발 등으로 때린 혐의다. 같은 과 후배인 고 씨는 2012년 10월∼2015년 12월 당직실에서 뒷짐을 지고 머리를 땅에 박도록 하거나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때리는 등 10차례에 걸쳐 전공의 12명을 상습 폭행한 혐의다. 신 씨는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지만 고 씨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국립대병원 교수들의 민낯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처음 알려졌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유은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신 씨에게 맞아 피멍이 든 전공의 사진을 공개했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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