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어느 날 갑자기 목덜미 잡을땐 이미…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당신을 노린다

임현석기자

입력 2016-12-05 03:00 수정 2016-12-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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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고혈압 바로 알기’

고혈압은 특별한 자각증세가 없다가 갑자기 사망에도 이르는 침묵의 살인자이다. 이 때문에 별 증상이 없어도 주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하고 체중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일보DB
 꾸준한 관리를 필요로 하는 만성질환을 잘못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져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문제는 이런 만성질환들은 자각 증세가 없는 경우가 많아 대비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자신의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고 철저한 관리를 통해서 관련 수치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각 증세가 없어 특히 주의해야 하는 만성질환 중 하나가 바로 고혈압이다.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12월 첫째 주를 고혈압 예방주간으로 정하고 ‘고혈압 바로 알기’를 강조하고 있다.

 


○ 자각 증세 없어 더 위험

 고혈압은 흔히 특별한 사전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어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실제로 혈압이 높다고 해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개인차가 심해 혈압이 높아도 증상이 없는 사람이 있고, 혈압이 조금만 올라가도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본인이 느끼는 증상이 별로 없다 보니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혈압이 급격히 높아져서 의식이 불분명해지는 증상을 동반하는 악성 고혈압이 생기지 않는 한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또한 고혈압이 발견되더라도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가 매일 챙겨 먹어야 하는 고혈압 약을 거르는 경우도 흔하다. 그만큼 고혈압은 경각심을 갖지 못하고 치료에 소홀하기도 쉬운 질병이다. 평소 고혈압의 심각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혈압 조절을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투약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은 필수다.

 또 고혈압의 주요 증상은 어지럼, 쉽게 피로함, 부종, 두통이나 구토, 의식장애 등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증상으로 여기고 그냥 넘어가기도 한다. 

 대다수의 고혈압 환자들은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생활하다가 합병증이 생겨 고혈압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불편을 느끼지 않더라도 1년에 한 번씩은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좋다. 흡연, 당뇨병, 비만 및 고지혈증 등을 동반하면서 장기간 고혈압 상태에 노출될 경우엔 뇌경색 심근경색 등 다양한 심뇌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 “추워지는 12월에 특히 더 주의해야”

 추운 겨울이 되면 몸이 떨리고 움츠러드는 것처럼 혈관도 우리 몸의 36.5도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수축되고 좁아진다. 이때 맥박이 빨리지는 등 심장과 혈관이 받는 부담도 커진다. 실제 고혈압 환자의 혈압은 계절 변화에 민감해서 온도가 1도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1.3mmHg 정도, 확장기 혈압은 0.6mmHg 정도 올라간다.

 특히 겨울철 아침에는 평상시보다 더 강력하게 말초혈관이 수축돼 심장에 커다란 부담을 주므로 노인, 고혈압 환자, 흡연자 등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들은 협심증, 심근경색이나 뇌중풍(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고혈압 환자라면 갑자기 추워지는 12월에는 혈압에 특히 더 관심을 갖고 혈압 변화를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복용하고 있는 약물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며 임의로 약의 용량을 조절하거나 중단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주치의랑 상의하도록 한다.

 추운 겨울날 외출할 때는 보온에 각별히 신경 쓴다. 혈압이 정상보다 높을 때는 외출을 삼가고 특히 추운 날엔 찬바람에 많이 노출될 수 있는 새벽 운동이나 등산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는 반드시 옷을 충분히 갖춰 입고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한 가정에서도 적절한 실내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활동이 적은 겨울철에는 오히려 체중이 늘어나기 쉬워 이로 인한 혈압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는 “따뜻한 날 오후에 빨리 걷기 등 유산소운동을 1주일에 5일 이상, 한 번 할 때마다 30분 이상씩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운 날엔 실내에서 맨손체조나 간단한 스트레칭 정도의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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