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 권고…담배업계 “과도해”

뉴시스

입력 2019-10-23 15:03 수정 2019-10-2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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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형 전자담배 대표 '쥴' 타격 불가피
쥴랩스 "일단 정부 조사 결과 지켜보겠다"
업계 일각 "과도한 조치 아니냐" 불만도
정부 설득 더 치밀한 과학적 근거 필요



정부가 23일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권고하면서 담배업계가 초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액상형 전자담배만 판매하는 ‘쥴랩스’(JUUL Labs) 뿐만 아니라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모두 다루는 케이티앤지(KT&G)나 한국필립모리스도 정부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만약에라도 정부가 내년 상반기에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금지를 지시할 경우 담배 업계는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관계부처 합동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 관리 2차 대책’을 발표, “(폐손상과) 액상형 전자담배와의 인과 관계가 명확히 규명되기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사용 자제’를 권고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조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 상반기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을 분석하고, 질병관리본부는 민관 합동 조사팀을 꾸려 액상형 전자담배와 폐손상 사이 연관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우선 액상형 전자담배 대표 격인 쥴랩스사(社) ‘쥴’(JUUL)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보인 만큼 매출·이미지 등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단 쥴랩스코리아는 “정부 발표에도 크게 달라질 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했을 때 “당사 제품에는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 대마초에서 추출된 어떠한 화학성분이나 비타민E 화합물이 일절 포함되지 않았다. 문제가 될 만한 성분이 없다”고 했다. 이번에도 같은 입장이라는 것이다. “액상형 전자담배와 의문의 폐질환 사이에 인과 관계도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고도 했다.

담배업계는 정부 조사 결과를 지켜볼 뿐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충분한 과학적 근거 없이 액상형 전자담배 논란에 대응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담배업계가 한목소리로 주장하는 것처럼 “전자담배 규제는 일반 담배를 끊지 못 하는 이들이 덜 유해한 대체재가 될 수 있는 전자담배에 접근하는 걸 원천 차단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날 정부 발표와 같은 시간 열린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 신제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일부 국가는 전자담배를 과학적 방식이 아닌 이데올로기적인 방식으로 다루려고 한다”고 했다. 쥴랩스가 반복해서 주장하는 것 역시 미국에서 문제가 된 폐질환의 경우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마 성분인 THC를 섞어 썼을 때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는 “미국 폐질환 환자 중 10%는 THC 첨가 제품이 아닌 니코틴만 들어있는 제품을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액상형 전자담배 취급에는 사각지대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아주 조금이라도 위험 가능성이 있다면 우선 그 가능성을 차단하고, 조사한 뒤에 문제가 없으면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면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액상형 전자담배 뿐만 아니라 각종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회사들은 각종 세밀한 과학적 근거를 통해 정부를 설득하는 데 이전보다 더 많은 힘을 들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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