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싸게, 더 싸게” 초저가전쟁
강승현 기자
입력 2019-09-23 03:00 수정 2019-09-23 03:00
롯데, 1.5L와인 7900원에 내놔… 이마트 750ml 4900원에 맞불
400원 라면-700원 물티슈 등… 생존 위기에 고객 모시기 총력전
최근 대형마트들은 치열한 ‘가격 대전’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소비 확산으로 고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대형마트 업계가 가격 우위를 통한 ‘고객 모시기’에 총력전을 벌인 데 따른 것이다.
롯데마트는 2012년 3월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인 매그넘(1.5L) 사이즈 와인인 ‘레오 드 샹부스탱 까베르네쇼비뇽’과 ‘레오 드 샹부스탱 멜롯’ 2종을 이달 19일부터 올해 말(12월 31일)까지 7900원에 판매한다고 22일 밝혔다. 일반적인 와인 용량(750mL) 기준으로 보면 1병당 3950원인 셈이다.
두 제품은 롯데마트에서 매년 4만∼5만 병씩 판매된 인기 상품으로 기존 판매가는 9900원이었다. 이영은 롯데마트 주류팀장은 “단순히 낮은 가격의 와인을 개발하기보다 기존 스테디셀러 와인의 가격을 낮춰 고객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보다 먼저 와인 초저가 경쟁에 뛰어든 건 이마트다. 이마트는 지난달부터 750mL 용량의 칠레산 와인 ‘도스코파스 까베르네쇼비뇽’을 4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출시 일주일 만에 11만 병 넘게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 분석에 따르면 이 와인 구매자의 55%는 이마트에서 최근 6개월 동안 한 번도 와인을 구매하지 않은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가 상품이 고객들의 눈길을 끌어 지갑을 열게 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와인에 이어 마트 업계는 얼마 전부터는 물(水) 전쟁도 시작했다. 최근 이마트가 자체브랜드(PB) 생수 2L 6병을 1880원에 출시하자 롯데마트는 같은 용량과 수량의 자체브랜드 생수를 일주일간 1650원에 팔았다. 현재는 1860원에 판매 중이다. 여기에 홈플러스도 자체브랜드 생수를 일주일간 1590원에 선보이며 물 전쟁에 가세했다.
대형마트들은 500원 비누, 700원 물티슈, 400원 라면 등 다양한 초저가 상품을 연일 출시하며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초저가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최근 대형마트의 위기와 맞닿아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2분기(4∼6월) 연결 영업손실은 299억 원이었다. 이마트가 적자를 낸 것은 2011년 5월 ㈜신세계로부터 대형마트 사업부문을 분리해 이마트를 신설한 이후 처음이다. 롯데마트도 올해 2분기에 339억 원의 적자를 내 지난해 2분기(―273억 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 악화와 더불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가파른 성장, 유통 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마트가 초저가를 앞세워 생존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소비자를 끌어오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최저가 정책이 실적으로 연결돼 대형마트의 재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도한 가격 경쟁이 오히려 실적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400원 라면-700원 물티슈 등… 생존 위기에 고객 모시기 총력전
최근 대형마트들은 치열한 ‘가격 대전’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소비 확산으로 고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대형마트 업계가 가격 우위를 통한 ‘고객 모시기’에 총력전을 벌인 데 따른 것이다.
롯데마트는 2012년 3월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인 매그넘(1.5L) 사이즈 와인인 ‘레오 드 샹부스탱 까베르네쇼비뇽’과 ‘레오 드 샹부스탱 멜롯’ 2종을 이달 19일부터 올해 말(12월 31일)까지 7900원에 판매한다고 22일 밝혔다. 일반적인 와인 용량(750mL) 기준으로 보면 1병당 3950원인 셈이다.
두 제품은 롯데마트에서 매년 4만∼5만 병씩 판매된 인기 상품으로 기존 판매가는 9900원이었다. 이영은 롯데마트 주류팀장은 “단순히 낮은 가격의 와인을 개발하기보다 기존 스테디셀러 와인의 가격을 낮춰 고객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보다 먼저 와인 초저가 경쟁에 뛰어든 건 이마트다. 이마트는 지난달부터 750mL 용량의 칠레산 와인 ‘도스코파스 까베르네쇼비뇽’을 4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출시 일주일 만에 11만 병 넘게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 분석에 따르면 이 와인 구매자의 55%는 이마트에서 최근 6개월 동안 한 번도 와인을 구매하지 않은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가 상품이 고객들의 눈길을 끌어 지갑을 열게 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와인에 이어 마트 업계는 얼마 전부터는 물(水) 전쟁도 시작했다. 최근 이마트가 자체브랜드(PB) 생수 2L 6병을 1880원에 출시하자 롯데마트는 같은 용량과 수량의 자체브랜드 생수를 일주일간 1650원에 팔았다. 현재는 1860원에 판매 중이다. 여기에 홈플러스도 자체브랜드 생수를 일주일간 1590원에 선보이며 물 전쟁에 가세했다.
대형마트들은 500원 비누, 700원 물티슈, 400원 라면 등 다양한 초저가 상품을 연일 출시하며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초저가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최근 대형마트의 위기와 맞닿아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2분기(4∼6월) 연결 영업손실은 299억 원이었다. 이마트가 적자를 낸 것은 2011년 5월 ㈜신세계로부터 대형마트 사업부문을 분리해 이마트를 신설한 이후 처음이다. 롯데마트도 올해 2분기에 339억 원의 적자를 내 지난해 2분기(―273억 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 악화와 더불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가파른 성장, 유통 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마트가 초저가를 앞세워 생존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소비자를 끌어오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최저가 정책이 실적으로 연결돼 대형마트의 재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도한 가격 경쟁이 오히려 실적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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