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기존 직무 얽매이지 말고 일을 자기주도로 재설계하라

동아일보

입력 2019-06-26 03:00 수정 2019-06-2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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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만족 높이는 잡크래프팅… 일의 의미 점검해 새로 정의하고
과업에 부합하는지 여부 검토 후… 개선-추가-제거 통해 조정해야



최근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직무 설계 방식으로 잡크래프팅(job crafting)이 주목받고 있다. 잡크래프팅은 구성원이 자신의 욕구, 능력, 선호도에 맞춰 직무의 과업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상사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기존 직무 설계와 달리 잡크래프팅은 구성원이 주도권을 갖고 일을 통제하고 처리하는 것을 강조한다. 구성원이 스스로 과업을 재설계함으로써 일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잡크래프팅을 통해 과업을 의미 있게 재설계하는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일의 의미를 점검해 새롭게 정의하는 단계다. 예컨대 고객관리팀에 근무하는 A는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그 결과로 고객의 감사를 받는 일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토대로 A는 팀과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 이에 따라 A는 자신의 일을 ‘고객 불만 처리자’에서 ‘고객 문제 해결을 통한 충성고객 확보 총책임자’로 재정의했다. 소속팀(고객관리팀) 본연의 기능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일의 의미를 확장한 것이다.

2단계에선 자기가 수행하는 일의 목록을 작성한 후 그것이 앞서 1단계에서 정의한 자신의 일의 의미와 부합하는지를 따져 지속할지 여부를 검토해 전체 업무를 조정한다. 가령 A의 경우 본인이 수행하는 기존 일의 목록을 <표>에서처럼 과업 리스트 형태로 1번부터 3번까지 나열했다. 그리고 각각의 일들이 자신이 정의한 일의 의미, 즉 ‘고객 문제 해결을 통한 충성고객 확보 총책임자’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검토했다.

분석 결과 1번 ‘고객 불만 전화 응대’와 2번 ‘고객 불만 처리 업무’는 본인이 재정의한 일의 의미에 부합하므로 그대로 지속하면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조정 결과에 ‘개선’이라고 적었다. 반면에 기존 업무 중 3번 ‘이벤트 기획’은 스스로 정의한 일의 의미와 관련성이 작다고 판단해 업무 투입량을 줄이기로 했다.

마지막 3단계는 추가로 필요한 일이 있는지 점검하는 단계다. A의 경우 현재 하고 있지 않은 일 중 고객의 잠재 불만과 고충을 수집하는 일이 새로운 일의 의미를 충족하는 데 중요한 업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를 과업 리스트에 4번으로 추가하고 해당 과업을 수행하기로 했다.

A처럼 일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그에 맞게 업무를 추가, 개선, 감소, 제거하는 활동이 바로 잡크래프팅 관점에서 의미 있는 과업을 만드는 과정이다. 구성원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주도적으로 자신의 과업을 조정함으로써 내적으로 동기 부여가 되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직무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백수진 SM&J PARTNERS 수석 연구위원 sjbaik@smnjpartners.com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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