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올들어 성장 - 수익- 안정성 ‘트리플 부진’

신민기 기자

입력 2019-06-19 03:00 수정 2019-06-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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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1분기 경영분석 발표… 매출 2년 반 만에 마이너스로
영업이익률도 작년보다 떨어져… 차입금의존도 등 부채는 늘어나


올해 들어 국내 기업들의 성장과 수익, 안정성이 동시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2년 반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매출액영업이익률은 하락한 반면 부채비율은 높아졌다.

18일 한국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9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2017년 말 기준 외부 감사를 받는 국내 1만7200개 기업 중 3333개 표본기업의 재무제표를 조사해 분석한 결과다.

1분기(1∼3월) 외부감사대상법인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었다. 분기별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2016년 3분기(7∼9월, ―4.8%) 이후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2016년 3분기에는 국제유가 하락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면 올해 1분기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출하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제조업(―3.7%) 중에서는 반도체가 포함된 기계·전기전자(―9.0%)와 석유화학(―1.4%) 업종이 특히 부진했다. 비제조업(―0.7%) 중에서는 건설업(―6.0%)을 중심으로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줄면서 수익성 지표도 나빠졌다. 기업이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분기 5.3%로 집계됐다. 기업이 1000원어치를 팔아 53원을 남긴 셈이다. 전분기(4.0%)보다는 개선됐지만 전년 동기(7.5%)에 비해서는 떨어졌다.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기계·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분기 15.7%에서 올해 1분기 7.5%로 반토막이 났다. 전기·가스 업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0%로 전체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였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전력의 적자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재무 안정성도 악화됐다.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은 479.2%로 지난해 1분기 790.38%에서 큰 폭으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82.1%에서 86.7%로, 차입금의존도는 21.8%에서 22.8%로 상승해 기업들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국내 기업이 ‘트리플 부진’에 빠진 가운데 2분기(4∼6월) 실적 전망은 더욱 어둡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4∼6월)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35조2000억 원, 순이익은 23조3000억 원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6.8%, 1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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