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소비 부동의 1위 대형마트? 편의점으로 바뀌었다

뉴시스

입력 2019-06-12 15:35 수정 2019-06-1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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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어 올해 1분기도 매출, 점유율 모두 편의점>대형마트
1인가구 증가, 대형마트 쇠락, 편의점 가격 경쟁력 강화 등 영향
라면업계 '용기면' 중심 제품 개발 강화...상위업체도 PB에 눈돌려



라면 소비의 주채널이 대형마트에서 편의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라면은 ‘가공식품의 대명사’로 식품 소비 채널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대형마트를 대체해 편의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따라 라면 제조사들도 편의점을 집중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묘책을 짜내고 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소매점 유통판매정보관리시스템(POS)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라면시장 점유율은 편의점이 26%를 차지해 대형마트(25%)를 앞질렀다. 매출액도 편의점이 1386억원으로 대형마트(1369억원)보다 많았다.

편의점의 라면 매출 비중이 대형마트를 추월한 것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2017년까지는 대형마트가 부동의 1위 채널이었으나 지난해부터는 지형도가 뒤바뀌었다.

지난해 누적 라면시장 점유율은 편의점 26%, 대형마트 25%다. 같은 기간 편의점의 누적 매출액은 5497억원, 대형마트는 5325억원이었다. 편의점의 연간 라면매출액은 2014년 3711억원, 2015년 3901억원, 2016년 4711억원, 2017년 4972억원, 지난해 5497억원으로 5년 만에 48%나 성장했다.

이 같은 흐름이 올해에도 깨지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편의점으로의 ‘채널 이동’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편의점이 라면 소비의 주채널 자리를 꿰찬 데는 가구 형태와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당장 대형마트의 대량구매가 줄어 들었다. 1인 가구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쇼핑하거나 오프라인에서는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또 신제품을 하나씩 구매해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는 ‘경험 중시형’ 소비를 선호하기 때문에 가공식품을 이상 5개 이상 묶음상품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마트의 매출은 지난 2015년을 시작으로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라면 등 식품 분야 전체 매출은 올해 1분기에 전년대비 0.5% 가량 줄었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했다. 편의점은 이와 대조적으로 4.4%나 증가했다.

편의점의 1인 가구 맞춤형 전략도 판도 변화에 한 몫했다. 비교적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던 편의점도 최근 들어 장기불황과 소비심리 위축을 고려해 가성비 제품을 앞세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1000원짜리 라면(‘유어스 인생라면 용기면’)이 등장하는가 하면 신라면, 진라면 등 대표 브랜드는 대형마트에서 선보이던 번들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가격 무풍지대로 불렸으나 이제는 다양한 PB제품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고 여기에 통신사 할인까지 받게 되면 대형마트와 가격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라면업계도 이같은 흐름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농심은 편의점 주이용 고객층이 용기면을 선호하는 1인가구와 청소년 인점을 감안, 다양한 용기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농심은 새로운 맛을 원하는 트렌드에 맞춰 지난 5월 ‘콘치즈면’을,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편의점 도시락과 함께 먹기에 알맞은 소용량의 ‘미니컵면’(43~44g)을 선보였다. 아예 편의점을 테스트 베드로 삼아 대형마트보다 편의점에서 신제품을 먼저 선보이는 ‘실험’도 감행한 바 있다.

라면업계의 편의점 전용 PB상품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다. 2017년 말 농심이 CU에 ‘얼큰한 토마토 라면’을, 세븐일레븐과 GS25에는 각각 ‘매콤 너구보나라’ ‘특육개장’을 각각 출시했다.

오뚜기도 편의점 전용 PB제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까지 오뚜기가 편의점용으로 생산하는 용기면은 총 20종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도 ‘도시어부라면’ 등 3종을 내놨다.

오뚜기는 용기면 전체 12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중 75%가 편의점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용기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5%가량 증가했다.

이전까지는 4~5위 업체나 중소업체들이 편의점용 PB상품을 제조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업계 선도업체들까지 편의점PB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게 편의점 업계의 설명이다. 그만큼 편의점이 무시할 수 없는 채널이 됐다는 얘기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용기라면 중심으로 편의점 매출이 해마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R&D를 통한 제품개발로 용기라면을 다양화하고 마케팅의 무게중심도 편의점 쪽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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