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에 카드업계 순익 25% 급감… 구조조정 칼바람

조은아 기자

입력 2018-11-19 03:00 수정 2018-11-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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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분기 누적 작년보다 4400억↓, 경영난에 희망퇴직까지 나서
“부가서비스 줄여달라” 요청… 금감원 “소비자 보호” 부정적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앞둔 카드업계에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올해 1∼3분기(1∼9월) 순이익이 1년 전보다 25% 이상 급감한 데 이어 수익성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이르면 이달 말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되면 카드사들의 경영 여건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난에 몰린 카드사들은 최근 기존 신용카드의 부가 서비스를 축소하는 방안을 허용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조치가 카드 소비자의 혜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수익성 악화에 구조조정 가시화

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하나 우리 롯데 등 7개 카드사의 3분기 누적(1∼9월) 순이익은 1조283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7235억 원)에 비해 25.5%(4399억 원) 감소한 수치다. 카드사 순이익은 올 상반기(1∼6월)에 지난해 동기보다 31.9% 감소한 데 이어 3분기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계속된 데다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는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는 영세·중소 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했다. 올 7월 말에는 편의점, 슈퍼마켓 등 소액 결제가 많은 21만 개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낮췄다. 이어 당정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르면 이달 중 추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카드업계에선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달 들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경영 진단에서 약 400명의 인력 감축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도 이미 희망퇴직으로 223명을 내보낸 바 있다.


○ 카드사 “부가서비스 줄여 달라”

카드사들은 인력 구조조정에 이어 신용카드 부가 서비스 축소 등의 방식으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카드사들은 최근 부가 서비스 유지 기간을 신축적으로 허용해 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현재 카드사들은 판매한 지 3년이 지난 신용카드에 대해서만 금융당국에 부가 서비스 축소를 신청할 수 있다. 이때 서비스를 축소하는 만큼 카드사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입증해야 한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부가 서비스 유지 기간(3년)이 지나치게 길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3년 제한이 지나치게 경직된 규제라는 얘기다. 수익성 악화를 입증하는 절차가 까다롭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 보호를 앞세운 금융당국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카드사의 부가 서비스 축소 요구와 관련해 “법으로 정해진 부분을 존중하되 소비자 보호를 유념하겠다”고 말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카드사가 새 상품을 만들 때는 갖가지 서비스를 넣어 고객을 유치했다가 나중에 줄여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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