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입고 구두 신고 굳은 분위기서 질문… 이런 면접, 이제 그만

강승현기자

입력 2018-11-13 03:00 수정 2018-11-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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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에 운동화 차림도 OK


‘면접 복장=정장’이라는 오래된 공식이 깨졌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하반기 채용부터 ‘면접 복장 완전 자율화’를 실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14일 치러지는 하반기 면접 참가자는 맨투맨 티셔츠, 청바지, 운동화 등 자신이 원하는 복장으로 면접을 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CJ 등 면접 복장을 일부 완화한 기업은 있었지만 완전 자율화를 선언한 것은 유통업계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처음이다.

면접장도 기존의 딱딱한 모습을 벗는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하반기 면접 장소를 카페 콘셉트로 꾸밀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면접장에 꽃도 놓고 음료 서비스도 할 것”이라면서 “지원자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면접에 참가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면접 참가자들에게는 거주지에 따라 5만 원에서 12만 원까지 교통비를 지급한다.

최근 롯데백화점처럼 20, 30대 젊은 지원자들의 특성을 반영해 채용 방식을 파격적으로 바꾸는 기업이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 러쉬코리아는 올해 ‘냄새나는 면접-당신이 원하는 시간 그리고 무한 공간’이라는 타이틀의 공개 채용 공고를 냈다. 서류전형은 나이, 학력, 영어점수 등 이른바 ‘스펙’을 완전히 배제했다. 대신 자기소개서와 ‘당신의 아버지께서 우리 회사를 모른다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등 회사가 제시한 3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과 이름, e메일 주소, 연락처 등 기본 사항만을 적도록 했다.


면접 시간을 지원자와 협의한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러쉬코리아는 올해 서류 통과자들에게 2주 정도의 기간 중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러쉬코리아 관계자는 “지원자 중에서 시간이나 공간적 제약 때문에 면접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지원자들을 최대한 배려하기 위해 올해는 전원 화상면접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불합격에 대한 피드백도 2014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직자의 80% 이상이 불합격에 대한 피드백을 원하지만 실제 피드백을 받은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계열사에 면접 전형별 평가 피드백 프로그램을 도입한 롯데는 역량면접, 토론면접 등 지원자의 전형별 수준을 도식화해 불합격자에게 보내주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 보는 지원자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알려줘 장단점을 보완 강화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지원자들의 입장에서 편의성은 물론 채용 방식을 다양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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